“대미 수출, 대중 수출 앞질러...수출여건 불확실성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8 14:29

2003년 2분기 이후 첫 추월...대미 수출 중요성↑

중장기적 대미 수출증대 효과 약화될 가능성

“대미국 진출 첨단분야 집중...인재유출 리스크 우려”

한국은행

▲올해 1분기 대(對)미국 수출이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자료=한국은행)

올해 1분기 대(對)미국 수출이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대중국 수출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향후 대미 수출 여건은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우리 정부와 기업은 통상정책적, 산업구조적 리스크에 집중하면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18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우리 총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1분기 대미 수출액은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대중 수출을 상회했다.


2020년 이후 대미 수출은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산업정책에 따른 투자 확대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응해 호조를 보였다.


특히 수출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측면에서 보면 대미 수출의 중요성은 더윽 높아졌다. 품목별로는 최근 미국내 친환경 제품 수요 증대와 인프라 투자 진행으로 전기차, 이차전지, 화공품, 기계류 등이 크게 확대됐다. 대미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간 30% 수준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미국 내수와 관계없이 상당 폭 상승했다.


향후 미국 경제는 내수가 호조를 지속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도 당분한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미국의 견조한 소비와 투자는 우리나라의 대미 직접수출뿐 아니라 대중국, 아세안을 통한 간접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산업구조 특성상 수입중간재 투입비중이 낮고, 생산비용은 높아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 따른 수출증대 효과는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제조업 생산구조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중심으로 자국산업 투입비중이 높은 반면 수입유발률은 낮은 특성이 있다. 미국의 높은 생산비용으로 인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동반 진출이 어려운 점도 대미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의 지속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일례로 중국, 베트남 등으로는 중소기업 투자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했지만, 미국으로는 그 비중이 20%를 하회했다.


향후 소비시장 내 자동차 등 기존의 주력수출품목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등 첨단분야에서도 미국 시장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남석모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우리 기업들의 대미국 진출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분야에 집중돼 있어 이들 분야에서 국내투자 둔화 및 인재유출(Brain Drain) 리스크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최근의 양호한 대미 수출실적에 안심하기보다, 통상정책적 및 산업구조적 리스크에 집중하면서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은행은 제언했다.


남 과장은 “통상정책 측면에서는 에너지, 농축산물 등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통상압력 완화뿐 아니라 공급선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먹거리 안보 확보와 중기적 시계에서 국내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산업구조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책은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첨단분야에서의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