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보 올해 매각 1호 보험사 될까…업계 “분위기 여전히 팍팍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8 08:48

매각 삼수생 MG손보, 유효 경쟁 충족
예보 “공사 자금있어 인수자 부담 적어”

롯데손보 등 올해 인수합병 시장에 이목
업계 “속단 일러…가격 입증에 난항 예상”

MG손해보험.

▲MG손해보험.

MG손해보험이 예비입찰에서 유효 경쟁이 성립되면서 매각까지 한 발 다가섰다. 지난해 난항을 겪은 보험사 M&A 시장이 올해 순항할지 시선이 모이지만 업계에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따라붙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MG손보 매각 예비입찰에 사모펀드(PEF) 두 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국가계약법상 유효경쟁이 성립하기 위해 2개 이상의 회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번에 두 곳이 신청함으로써 조건을 충족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입찰을 신청한 두 회사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약 한 달동안 실사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본입찰은 실사를 마친 뒤 오는 6월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MG손보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예보는 앞서 지난해 2월과 8월에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첫 시도인 작년 2월에는 예비입찰을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한 곳도 나오지 않아 무산됐다. 8월에는 사모펀드 한 곳이 예비입찰에 응했으나 유효경쟁 조건이 성립되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예보가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에 나서는데다 주식매각(M&A), 계약이전(P&A) 등 방식을 다양화한 만큼 이번 매각은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보는 3차 공개매각에 나서며 “이번 딜은 공사에서 자금지원을 하는 딜로서 인수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달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해 인용될 경우 매각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JC파트너스는 앞서 금융당국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에 대한 가처분 소송도 제기해 MG손보가 법적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된 바 있다. 예보도 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향후 매각 과정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MG손보의 주인이 또 다시 사모펀드가 되는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간접적인 방해로 작용 중이다. MG손보 내부에선 내실 성장에 관심이 높은 금융지주사나 대형 보험사의 인수를 기대했으나 사모펀드에 매각되면 재무개선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나 또 다른 매각 가능성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일각에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바 있어 당국이 사모펀드 단독 참여에 대해 개입할 가능성도 비쳐진다.


MG손보 외에도 올해 매끄럽게 매각이 진행 중인 곳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보험사들이 지난해 연간 실적이 크게 성장한 데다 새 회계제도(IFRS17)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새 주인 찾기에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업계에선 아직까지 속단은 이르다는 분위기다.


알짜 매물로 평가받는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3024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은 예비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발송 후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매각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시각이 적지 않은 데다 표면적으로는 원매자로 꼽히는 금융지주사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아직까지 IFRS17의 도입 초기 단계이기에 제도가 정착한 뒤 인수 가격에 대한 기준이 잡힐 만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에선 아직도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 새 회계제도 도입 후 1년짜리 성적표로는 가격 협상이 매끄럽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인수를 원하는 곳은 있겠지만 기업가치와 연결이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난해 매각이 추진됐던 ABL생명보험도 올해 매각을 재추진할 수 있고 동양생명도 잠재적인 매물로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올해 매각에 성공하는 보험사가 나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MG손보 매각 성사 여부가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이 또 실패로 돌아간다면 얼마 전 매각에 실패한 뒤 체력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는 KDB생명처럼 당분간 매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