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투비소프트] ③이경찬 대표, 감자 안건 통과 시 ‘유일한 생존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4 15:53

-이경찬 대표, 3자 배정 유증 활용해 감자로 인한 주가 하락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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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비소프트의 주가는 액면가를 밑돈다. 소위 '동전주'이다. 투비소프튼 최근 무상감잘 인해 하한가를 기록했고 일반 주주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이경찬 대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활용해 손실을 만회할 카드를 확보했다.




지난 2월 말 투비소프트는 자본금을 392억원에서 78.5억원으로 줄이는 5대 1 무상감자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모다자산운용으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100억원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도 함께 추진했다.


일련의 거래가 공시되자 주가는 크게 빠졌다. 공시가 발표된 날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해 289원에 거래를 마쳤다. 2월 21일 장중 한 때 617원까지 올랐던 것을 고려한다면 불과 1주일 남짓 사이에 주가가 절반 이상으로 하락한 것이다.


감자 결정이 발표된 이후 모든 주주가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봤다. 하지만 최대주주와 그 이외의 주주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이경찬 최대주주는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손실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2가지 공시가 일정대로 진행됐다고 가정해보자. 모다자산운용은 유상증자를 대금을 납입 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납입과 동시에 66%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유상증자는 지난해 9월 26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터라 당시의 주가를 가중평균해 기준주가를 산정했다. 여기서 할인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당시 800원~1100원 사이에서 주가가 형성된 터라 현재 주가와 비교할 때 큰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음은 모다자산운용이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모다자산운용이 최대주주이지만, 이사회를 장악하기 전에는 경영권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다자산운용 관계자가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 후보로 오르지도 않았고,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이 대표가 경영권을 순순히 내어줄리 만무하다. 그는 현재 사기죄의 피고자로 재판이 진행 중인데 이는 투비소프트 경영권을 지키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채권자 와이퀸텟이 이 대표를 특경법상 사기죄로 고소한 고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20년 7월 15일까지 대여금 21억원을 변제하지 않을 경우, 당시 투비소프트의 모회사인 애니팬BTS의 경영권(이사회 구성권)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채권자는 이 대표가 변제하지 않을 수 있음을 고려해 애니팬BTS 기존 등기이사의 사임서를 미리 징구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변제일 전일 대표이사 및 신규 이사를 선임, 징구해놓은 사임서를 무력화시켰고 투비소프트의 경영권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요약하면 모다자산운용은 납입 시, 경영권 없는 최대주주가 된다. 또한 모다자산운용은 3배 이상 비싸게 지분을 인수하기에 경영권을 확보하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딜이다. 이는 곧 이 대표가 본인의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크게 붙여 넘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놨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달리 말하면 그는 지난 2월 감자로 인한 하한가가 큰 상관이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두 공시가 동시에 나올 당시 관계자들은 이 대표의 선택이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문제를 야기시켰다.


투비소프트에 정통한 관계자는 “결손금 보전을 위한 감자는 그간 경영을 잘못한 결과가 돌아온 것이기에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한다"면서 “하지만 이 대표는 회사를 넘기는 방식으로 감자의 고통을 타 주주에게 전가시켰다"고 주장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상충은 자본시장에 늘 잠재되어 있고 회사행위를 통해 구체적인 현상으로 나타난다"면서 “적어도 회사의 갑작스러운 가치이전으로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는 현상은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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