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수들, 추석연휴 '경영 구상' 몰두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9.28 15:07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올 추석연휴기간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국내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대부분 현장 경영 대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긴 연휴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총수들은 올 추석을 앞두고 국내외 출장 등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대그룹 총수들은 그간 설이나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현장 경영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작년 추석 삼성물산 건설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해 설 연휴에는 브라질 삼성전자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소통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작년 추석 독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현장을 찾았고 설 연휴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최태원 회장도 연휴동안 SK 해외 현장을 챙겨왔고 올해 설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다보스포럼에 함께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해외 출장이 쉽지 않은 만큼 4대그룹 총수 모두 국내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현지에서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 높은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업종이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일본과의 관계 악화 등 외부 환경도 녹록치 않다.

특히 ‘공정 경제 3법’ 개정안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점도 큰 부담이다.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은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확대 △지주사 자·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가격·입찰 등 담합의 ‘전속 고발제’ 폐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기업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달 초 4대그룹 총수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을 당시에도 이 같은 현안들이 논의됐다고 전해진다.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연휴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2일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낯설고 거친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광모 회장은 직접 주재한 비대면 사장단 워크숍 회의에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어려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가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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