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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정지선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 오른쪽)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유통업계가 인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유통기업의 인사는 매년 12월 이뤄지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지만 올해는 조기에 인사를 마무리지으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코로나 19로 인한 실적부진과 온라인 중심 소비 트렌드 확산이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해 침체된 분위기를 서둘러 수습하고 내년을 새롭게 준비할 수 있도록 전열을 정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다음 달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이 최근 이마트부문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11개 계열사 가운데 절반 이상인 6개 계열사의 대표 이사를 교체한 가운데, 롯데그룹도 변화의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난 8월 창사이래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에 한해 물갈이 인사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황각규 부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전 이동우 롯데하이마트대표이사가 롯데지주 수장 자리에 올랐다. 황각규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 2인자’로 불리는 인물이었다. 이에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 같은 깜짝인사는 코로나19 여파로 곤두박질 친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매출(4조459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9.2%, 영업이익(1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98.5%나 줄었다. 1분기를 합친 상반기 실적도 매출 8조1226억 원, 영업이익 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 82% 감소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한 휴점과 단축영업,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제한 등 악재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매출 부진이 심화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이번 임원인사에서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실적 악화로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큰 만큼 인적 쇄신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는 매년 연말 인사를 앞두고 11월에 계열사 대표로부터 임원 평가서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600여명 임원들의 최근 3개년 인사평가 접수를 지난달 말 이미 마무리했다. 이에 지난 8월 일본으로 출국한 신 회장이 귀국 즉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11월말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에도 11월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 기존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 김화응 현대리바트 사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김형종 전 한섬대표이사 사장이 현대백화점 사장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 만큼 위기를 극복하고 쇄신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