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왼쪽), 김성현(오른쪽) KB증권 대표이사.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정림 KB증권 각자 대표(WM부문)와 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IB부문), 김경규 하이투자증권 대표 등이 오는 12월 31일 임기가 끝난다. 이들의 연임 여부는 다음달 중 열리는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DGB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된다.
KB증권의 경우 올 3분기 누적순이익은 345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7% 증가했지만 CEO 징계안으로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통상 KB금융지주 계열사 CEO 임기는 2년으로, 성과에 따라 추가 1년을 연임하기도 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3년간 금융사 임원 선임제한)’을 받으며 연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중징계 최종 확정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친 후 12월 초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이와 달리 김성현 대표의 경우 이번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호주 부동산 펀드’와 관련,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로 결정돼 위기를 모면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성과를 미뤄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경규 대표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DGB금융은 이르면 다음달 초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연임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김 대표도 옵티머스 펀드 관련 에이치엘비와의 소송전이 있지만 실적 개선, 노사 갈등 해결 등 굵직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859억원)은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이 가운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그 어느 곳보다 연임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2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업계에선 처음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최 대표와 조 대표는 지난 2016년 말 선임돼 4년째 대표직을 맡고 있는데, 미래에셋대우가 꾸준히 성장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연임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는 이현 키움증권 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키움증권은 올 3분기 3555억원의 영업이익과 263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배 수준으로 급증한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이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어 이 대표의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투자증권의 정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 2,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려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장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증권 역시 올 3분기 순이익 233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3% 증가해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장 대표의 거취는 삼성그룹 차원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당장 계열사 임직원 대출, 금감원 종합감사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증권가 안팎의 평가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 한화금융투자의 수장 연임도 낙관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증권사 호실적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CEO들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다만 사모펀드 등 증권사를 둘러싼 이슈들이 증권사 CEO의 역량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게 하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대다수의 CEO들이 연임을 하게 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