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시각] 구매자 우위 가스시장서 물량 확보 서둘러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17 10:53

김희집 (주)에너아이디어즈 대표

김희집 대표

▲김희집 (주)에너아이디어즈 대표

2020년은 에너지산업에도 유례 없이 큰 변동을 보여준 해였다. 코로나19에 의한 영향은 너무도 컸다. 전례 없이 화석연료의 수요를 대폭 줄였고, 석유와 가스 가격은 요동을 쳤으며, 에너지전환이 성장의 아이콘이 되었다. 주식시장에 의하여 평가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전기차와 수소를 하는 기업의 주가는 많이 올랐으나 석유나 석탄을 하는 기업의 주가는 속절없이 떨어진 한 해였다.

유가는 엄청나게 큰 변동 폭을 보여준 한 해였다. 연초 배럴당 60달러대였던 국제유가는 크게 하락하여 4월에는 선물거래 정산 문제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였고, 4월 말에는 10달러 초반대 정도의 가격이었다가 엄청난 경기 부양책, 백신 및 치료제에 대한 기대,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감산 노력, 셰일 업계에서 특히 두드러진 석유 및 가스 산업의 생산 투자 감소 등으로 현재 53달러 정도의 가격을 되찾았다. 향후 유가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일부는 유가가 향후 65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기도 하고, 또 일부는 이미 유가가 충분히 오른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많은 의견들을 종합하여 보면 유가는 지속적으로 완만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만큼이나 가스 가격도 2020년에 큰 변동을 보여 주었다. 현물시장의 경우, 2020년 3월 2달러대였던 mMBTU(천연가스 부피단위)당 가스 가격이 특히 급격히 치솟는 변동을 보여 주고 있다. 북극발 한파가 북반구를 강타하면서 발전 및 난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아시아 LNG(액화천연가스) SPOT(현물거래)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였다. 지난 13일 미국 S&P플래츠에 따르면 지난 주 아시아 LNG SPOT 2월물 가격은 21.45달러를 기록하였다. 이는 S&P플래츠가 아시아 LNG 가격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최고 수준이며, 지난해 5월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1.85달러에 비해 불과 7개월만에 11배 이상 오른 것이다. 특히 JKM(한국 일본 거래시장)의 거래 가격은 32.493달러를 기록하여 예상보다 빨리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장기고정가격의 경우에는 아직도 극심한 구매자 우위 시장이며 일부 약화되겠지만 금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상당수 LNG 설비 투자 계획이 취소되어서, 향후 팬데믹이 해결되고 전 세계 가스 수요가 증가하게 되면 빠르게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구매자 우위 시장에서 판매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의 감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신규 시추 허가 금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으로 북미 천연가스 시장가격인 헨리허브 가격은 상당히 신속히 반등할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미국 시장뿐 아니라 국제 가스 공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제시되었듯이 우리나라는 이제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도입하여야 하는 입장이다. 2034년까지 석탄발전 30기가 축소되고 24기의 가스 발전소가 새로이 들어서게 되며 신규 가스발전소도 2기가 추가된다. 가스 및 가스 발전의 르네상스가 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가스와 가스 발전회사는 현재의 유리한 구매자 우위 시장을 놓치지 않고 적극 활용하여 신속히 가스도입계약을 서둘러 맺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과거의 구매자 우위시장에서 계약 시기를 미루다 많은 좋은 계약을 놓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좋은 계약 시기를 놓치면 수십 년에 걸쳐 저렴한 가스를 향유할 수 없게 된다.

이제 앞으로 많은 양의 가스를 수입하여야 할 상황에 놓인 우리나라의 가스 및 가스 발전 기업은 유례 없는 구매자 우위 시장이 변하기 전에 신속히 현명하게 계약하여, 적정한 이익도 얻고 국민에게도 낮은 가스 가격의 혜택을 주고, 특히 최근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로 전기요금 하락에도 많은 공헌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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