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옐런 입 주목하는 韓…금리 인상 가능성은 '분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06 15:33

옐런 "금리 다소 인상돼야 할지도"…전문가들 "원론적 얘기"



美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도 언급



한은, 1700조 가계대출 부담…향후 이총재 발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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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후 한국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옐런 장관의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미 경제회복 신호가 커지고 있어 빠르면 연내 금리인상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17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 부담을 무시할 수 없어 한은이 쉽게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한 인터뷰에서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가 다소 인상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실물 경제가 과열될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후 논란이 되자 옐런 장관은 이 발언이 금리 인상을 권고하거나 예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옐런 장관 발언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을 원론적인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경기가 회복할 경우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사실을 언급했다는 것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장관 발언 이후 미국의 장기 금리는 오히려 빠졌고 단기 금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늘(6일) 한국 금리도 빠지고 있다"며 "경기가 뜨거워지면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장기 금리에 대한 얘기를 한 것으로, 긴축과는 거리가 먼 발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QE·테이퍼링)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점은 내년 상반기께로 예상되는데, 빠르면 올해 하반기로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 연준 위원들은 옐런 장관이 발언한 다음날인 5일(현지시간) "인내심이 중요하다"며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은)


옐런 장관 발언 이후 국내에서는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당초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미국 기조에 따라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내년 이후부터 점차적으로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수출 등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으며 시장금리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역대 최고치인 17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내렸고, 저금리 흐름을 타고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을 끌어모은다)’ 바람이 불면서 가계대출은 더욱 급증했다. 앞으로의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미 사상 최대치로 불어난 가계대출이 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영 환경이 악화한 중소기업·자영업자 등에 실행한 대출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이주열 한은 총재의 향후 발언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여는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한은 창립기념일인 다음달 12일 금리 정책과 관련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당사가 연내 금리동결 전망을 내놓은 후로 경제 상황이 크게 바뀐 게 없다"며 "옐런 장관 발언으로 한은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가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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