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200년 역사' 체코 마리오네트 인형 국내 도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5.07 13:36

호송관 없는 전시 세계 최초
설계부터 설치까지 전 과정 화상 원격 시스템으로 준비

전시의 주인공인 카슈파레크

▲체코 인형극의 대표 주인공 카슈파레크를 포함 흐루딤인형극박물관의 인형들이 오는 6월 4일부터 8월 29일까지 국내에 전시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이자 200여년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체코 인형극이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 길을 뚫고 서울에 온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나무 인형의 비밀-체코 마리오네트’ 전시를 오는 6월 4일 개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1972년 개관한 체코의 흐루딤인형극박물관과 공동 개최한다. 체코 흐루딤인형극박물관은 프라하에서 130km 떨어진 흐루딤 시에 위치해 5만 여점의 소장품이 있는 체코 대표 인형극 박물관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체코 흐루딤인형극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인형 등 관련 유물 156점이 7일 새벽 2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왔다. 체코 인형극의 대표 주인공 카슈파레크를 포함한 체코의 인형과 무대배경, 소품, 포스터, 음향 기구에 이르는 인형극 관련 전시품 일체다.

전시는 6월 4일~8월 29일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는 17편의 인형극 실황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등 현장감을 높였다. 또 마리오네트 인형, 손가락 인형 등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다.

체코 인형극은 2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8세기 TV, 라디오가 없던 시절 유랑 인형극단으로 활동하며 도시 간 연락망이자 소식을 전달하는 주요 매체였다. 이후 인형극은 더욱 발전해 체코 전설이나 동화를 기반으로 공연하며 민족의식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까지도 드라크 극장, 리베레츠 나이브 극장 등과 같은 체코 전문 인형극장을 중심으로 전통이 유지되고 있다.

전시는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전시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체코 흐루딤인형극박물관이 호송관 파견이 어려운 상황에서 유물만이라도 서울에 보내겠다고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전시를 위해 문화재를 호송관 없이 보내주는 사례는 체코에서 최초이며 서울역사박물관에서도 개관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이다. 양 박물관은 직접 만나서 전시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전시 설계부터 작품 설치까지 전 과정을 화상 원격 시스템으로 준비하고 있다.

배현숙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체코 인형극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친근한 주제이면서 200여 년을 이어온 체코의 대표적인 여가 문화인 인형극을 배경으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라며 "다양한 모습의 인형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만들어진 이번 전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이 체코인들이 인형극으로 얻었던 즐거움을 공감하고 큰 위안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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