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민간임대사업자 제도 부활, 약일까 독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03 16:02

2020년 7·10대책 때 아파트 민간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가닥



임대사업 세제 혜택 축소 등 기존 임대사업자 불만 높아



전문가들 "공급량 확대 도움 돼" VS "건설임대로도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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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는 등 임대차 시장이 불안정하자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임대사업자 제도가 임대인의 세금 부담 완화와 동시에 임차인 임대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정부에서 제도 부활은 시기상조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제도 활성화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전문가들 역시 민간임대 공급 확대를 위해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아직은 도입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2 세제 개편안’에 소형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책을 포함했다.

등록임대사업자가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인 6억원 이하 주택을 임대하면서 임대료를 연 5% 이내로 인상한 경우 해당 임대소득에 대한 소득세 감면 기한을 올해 말에서 2025년 말로 3년 연장한다는 내용이다.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지원을 통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이에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폐기 수순을 밟았던 민간임대사업자 제도가 다시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다.

임대사업자는 공공주택사업자가 아닌 자로서 1호 이상의 민간임대주택을 취득해 임대사업을 할 목적으로 등록한 자를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초기에 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적극 장려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게 되면 과세연도까지 임대사업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한 소득세의 30%(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은 75%)에 달하는 세액을 감면받을 수 있게 했다.

이후 주택 임대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민간임대사업자 수도 대거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2020년 정부는 7·10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 세금 중과 정책을 발표하면서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도 함께 폐지했다.

이에 기존 등록임대사업자들은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로 종부세·양도소득세 중과로 집을 보유하기도, 팔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공인중개업에 20년 넘게 종사한 서울 구로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거래절벽을 해결하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려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임대사업자 활성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상생임대인 제도도 결국엔 주택 하나는 팔고 1주택자가 돼야 비과세 혜택을 준다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는 다주택자들을 움직일 수 없고 이전 정부 정책과 다를 게 없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임대사업자는 임대차 계약 후 임대인은 재계약 시 임대보증금 및 월 임대료를 5% 초과해 증액할 수 없고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추가로 금액을 올릴 수 없다. 본인 거주도 불가능하다. 아울러 임대사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공하는 전세보험인 ‘임대인 의무보증’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임차인들은 임대사업자가 취득한 주택에 세입자로 거주하는 동안은 주거 안정이 보장받을 수 있다.

렌트홈에 따르면 최근 전세가격 인상률 대비 등록 임대주택은 임대료 인상률이 제한되기 때문에 전세가격 3억원짜리 등록임대주택에 8년 거주 시 임차인은 연간 약 2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전세 이중, 삼중가격 현상이 심화되면서 임대료를 최대 5%까지만 올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사업자 매물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임대사업자 매물의 전세가격이 훨씬 저렴하니까 빨리 선점하기 위해 미리 계약금을 걸어놓고 기다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과제와 대응’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 보고서를 통해 민간임대사업 활성화를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민간임대사업 도입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원 장관은 "큰 아파트들에 대해 임대 혜택을 주게 되면 사재기해뒀다가 정권이 바뀐 다음에 시장을 자극할 소지가 있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다주택자도 1~2주택자 정도라면 상생 임대인 제도로 흡수하는 게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 입장도 나뉜다. 임대사업자 제도를 통해서 주택 시장 안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과 매입임대는 자제하고 건설임대만으로도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사업자 제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면 1가구 2주택자가 제도권 내에 진입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주택 경기가 하강하는 시점에서 임대사업자 제도가 부활하면 미분양 주택 등을 매입하면 공급량이 늘어나고 임대를 놓게 되면 임대사업자의 월세 소득이 늘어나 생활 안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임대사업자 제도는 건설임대에만 적용하는 것이 주택 수를 늘릴 수 있는 정상적이고 공정한 주택 정책"이라며 "매입임대사업자 제도는 자칫 문재인 정부 실패를 반복할 수 있고 도리어 매물 잠김 현상을 자극해 시장에 왜곡된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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