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 반등 불가능…구조적 쇠퇴기 진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1 15:40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지적

폐업 숫자 역대 최다, 신규 등록업체도 급감

지역-수도권 양극화도 극심...“선제적 대책 필요”


아파트 단지

▲아파트 단지

부동산 경기가 고금리·고물가 등 악재 속에서 장기간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상황이 단순 경기 사이클 상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 건설 산업 자체가 쇠퇴기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지난달 말 발표한 건설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신규 등록 업체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건설업 폐업신고는 총 3562건으로, 지난 10년 간 모든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지난 1분기 폐업신고는 99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으며,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2.8%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신규 시장 진입 업체 수는 급갑했다. 지난해 건설업 등록건수는 9903건으로 3년 전인 2020년(1만2011건)과 비교해 무려 17.6%나 줄었다. 특히 지난 1분기 종합건설업 신규 등록 건수는 143건으로 전년 동기(380건) 대비 무려 62.4% 감소했으며, 직전 분기(569건) 대비 74.9%나 줄었다.



또 지방과 수도권 건설업체 사이에서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수도권 폐업신고 건수(1500건)는 2020년(1148건) 대비 30.7% 증가한 반면, 지방의 경우 같은 기간 61.3%(1278건→2062건)로 두배 가까이 급증해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분기 전국 부도업체 9곳 중 7곳은 지방 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이탈 업체 증가가 쇠퇴기의 전형적 특징이라며, 현재 국내 건설업의 생애 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즉 국내 건설업이 현재 반등 가능한 경기 순환 사이클의 한 지점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더 이상 반등 또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한 지경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내 건설업이 현재처럼 빠르게 쇠퇴할 경우 자연지금과 같이 빠른 쇠퇴기 진입이 산업의 자연스러운 전환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및 구매능력 하락 등을 야기해 내수시장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향후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김태준 건정연 연구위원은 “산업체계가 너무 빨리 변하게 되면 업계에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산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들이 상쇄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인과 기술자 등의 역량 확보가 필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내수시장, 유지보수시장, 스마트시티 등으로의 사업 변화가 필요하다. 또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건설산업이 시공에 집중돼있기 때문에 이외 여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성질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1년 이상 정도는 불경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로 인해 건설사가 줄어들고 시장 축소가 예상된다"며 “향후 어느 정도 반등이 있을 것 같지만, 이를 위해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인하가 일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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