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본무 회장 별세…구광모 4세 승계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20 14:07
-구 회장 23년 그룹 이끌며 한국 대표 글로벌기업 육성

-구 상무 체제 이후 그룹 재편 주목…전문경영인 체제 강화할 듯


구본무 LG그룹 회장 숙환으로 별세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여헌우·나유라 기자] ‘정도경영’과 ‘LG웨이(Way)’를 앞세워 LG그룹을 23년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이 20일 오전 만 73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 뇌수술 이후 최근 상태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LG그룹은 구회장이 이날 오전 9시 52분께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했다고 밝혔다.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대 총수’인 고인은 구자경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았다. 미국 애슐랜드대 경영학과와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잇따라 졸업한 뒤 ㈜럭키에 입사했으며, 이후 럭키 유지총괄본부장에 이어 금성사 이사, 
럭키금성 기획조정실 전무, 럭키금성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9년에는 LG그룹 부회장에 오르면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에 선임됐다. 부회장 재직시 그룹 명침을 ‘럭키 금성’에서 ‘LG’로 바꾸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 별세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2001년 평택시 LG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리펑 중국 상무위원장과 구본무 회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구 회장은 외환위기 등 고비를 잇따라 넘기며 전자·화학·통신 서비스 등 3개 핵심사업군을 중심으로 LG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 구 회장은 1995년 회장 취임사에서 "제가 꿈꾸는 LG는 세계 초우량을 추구하는 회사입니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남이 하지 않는 것에 과감히 도전헤서 최고를 성취해왔던 것이 우리의 전통이었고 저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이후 정도 경영과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도전주의 등을 경영 이념으로 삼아 LG그룹의 기술 우위와 세계화 추진 등 제2의 경영혁신을 앞장 서서 이끌었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1994년 30조원대 였던 그룹 총 매출은 지난해 160조원대로 5배 이상 늘어났다. 해외매출도 같은 기간 약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임직원수는 같은 기간동안 약 10만명에서 21만명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했다. 이 단지는 앞으로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 연구개발(R&D) 기지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구회장이 지주회사 체제 구축과 계열 분리를 마무리한 2005년 선포했던 이른바 ‘LG 웨이(Way)’는 여전히 그룹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기업문화로 뿌리내려져 있다"면서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구 회장의 선견지명이 ‘글로벌 LG’의 든든한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고인은 투병생활을 하면서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한편 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LG그룹 경영의 지휘봉은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에게 넘어가게 됐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고인의 양자로 입양된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열릴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그룹 지주회사인 ㈜LG의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계열사별 경영을 맡기되 자신은 그룹의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와병 중이던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본준 부회장은 당분간 구 상무와 공존하는 과도체제가 지나면 계열 분리 형태로 분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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