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닻 올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순항' 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5 15:30

美헤리티지재단 회장과 만나...한미 동맹·FTA 현안 논의
회동후 그룹사장단 인사단행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탈듯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12일 김 회장은 미국 정계 파워엘리트이자 오랜 인연을 지닌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한미 동맹 및 한미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해 논의하고,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까지 단행했다. 취임 37년차 ‘베테랑’ 김 회장의 ‘혁신’ 철학은 이제 막 닻을 올렸다.


◇ 김승연 회장, 미국 도널드 트럼프 움직이는 ‘키 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찬을 함께 하며 한미동맹을 비롯해 미중 무역전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에 대한 두 나라의 현안을 논의했다. 퓰너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 인수위원으로 활동한 미국 정계의 파워엘리트로, 김 회장과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인연을 맺고 민간 외교 차원의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주인공이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날 김 회장은 "한·미 FTA 재협상 타결로 양국 간 통상 분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한국 산업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자, 퓰너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의 주요 대상은 당초에 중국이었다"며 "한국, 멕시코, 캐나다와의 FTA 재협상은 이미 타결됐으며, 중국을 향한 미국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을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키맨’이 움직인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그간 재계는 김승연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갈 수 인물로 김승연 회장을 꼽아왔다. 최근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이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중인데,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큐셀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 휘트필드카운티에 미국 최대 규모(1.6GW)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고 있다. 당시 관련업계에서는 "조지아주 및 휘트필드카운티에서 한화의 공장 건립을 위한 좋은 조건을 내걸었다"며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은 트럼프 정부가 발효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피해가게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한화큐셀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 사장단 인사 교체하며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김 회장이 퓰너 회장과 회동을 가진 날, 한화그룹은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한화그룹은 12일 (주)한화의 화학과 방산 부문의 통합 대표이사에 옥경석 화약부문 사장을, 한화생명 각자 대표이사에 여승주 사장을 내정했다. 한화케미칼의 사업전략실장을 맡고 있던 이구영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한화케미칼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재계는 특히 옥 사장을 통합 대표 자리에 내정한 이번 인사를 두고 한화그룹이 태양광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화그룹은 방산업체 특성 상 보안 및 전문성 제고에 관한 문제 때문에 산업용과 방산용을 나눠 관리해왔으나, 경영 효율성 및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통합하기로 했다. 옥 사장은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으로, 2016년 한화그룹에 영입돼 한화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 부문 사장 등을 거친 인물이다.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내정된 여승주 사장 인사에 관해서는 한화생명의 중간지주사 전환을 두고 내놓은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을 그룹 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돼 온 데다, 한화생명에서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경영권 승계 등의 이슈가 남아 있는 한화그룹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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