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까지 금융지주·은행 CEO 11명 임기만료…'연임이냐 교체냐' 벌써 시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24 14:49

일부 국책은행 '보은성 낙하산 인사' 거론
신한·우리·농협금융 회장 자리도 관심

▲(시계방향으로)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연말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수장들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임이나 교체냐를 두고 갖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아직 연임 여부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지만 그동안의 경영성과와 그룹의 분위기 등에 따라 금융권 수장들의 향후 향배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특히 올해는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행장 자리가 바뀌는 데다 내년 총선(4월 15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금융권에 정부의 보은성 낙하산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어 이를 우려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9월초부터 내년 4월까지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에서 약 11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국책은행에서는 기업은행 김도진 행장이 오는 12월에 임기가 종료되며, 시중 금융지주와 은행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4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오는 11월,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방은행에서는 내년 3월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과 빈대인 BNK부산은행장,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임기가 모두 끝나며, 인터넷은행에서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이 가장 빠른 오는 9월 임기가 끝난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 수장들을 포함하면 더 많은 인물이 교체된다.


빠르면 3개월에서 길면 10개월의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아직 연임 여부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다만 그동안의 경영 성과와 금융사 내 분위기 등을 고려했을 때 대략적인 연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한 금융지주 수장 등이 대거 교체되는 만큼 정부의 움직임이 관건이란 얘기가 흘러나온다. 기업은행장 자리를 두고는 차기 하마평까지 벌써 거론된다. 기업은행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53.0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어느 곳보다 정부 입김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도진 행장은 2016년에 전 정부에서 발탁된 인물인 만큼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과 함께 개각과 총선을 앞두고 보은성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리딩금융인 신한금융 회장 자리에 관심이 높은 가운데 조용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조 회장은 2017년 회장으로 취임한 후 계열사간 시너지를 강조하는 '원 신한(One Shinhan)'을 내세우며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 순이익은 약 3조2000억원으로 7년 만에 3조원대에 재진입하며 2017년 KB금융에 빼앗겼던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여기다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인수·합병(M&A)을 두 차례나 성공시키며 비은행 강화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태승 회장 겸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내년 3월, 우리은행장 임기가 내년 12월에 끝나는 만큼, 회장직에 대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신속한 인수·합병(M&A) 단행 등 회장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고, 1년의 임기가 짧아 금융지주 안정화를 위해 한번 더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회장과 행장 분리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해소할 지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통 우리은행은 내부 인물로 행장을 선출했기 때문에 차후 우리금융이나 우리은행 수장이 바뀐다면 그동안의 전례에 따라 내부 인물로 발탁될 가능성도 높다"며 "금융지주 출범 후 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해 정부 쪽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측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과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두드러진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행장의 경우 한 차례 연임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농협은행장은 2년 이상 연임을 한 전례가 없어 이 행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3연임을 한 첫 농협은행장이 된다. 농협은행장 자리는 농협 내부 인사에서 주로 발탁하지만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관 출신 인사들이 차지하곤 해 회장 자리 또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김 회장이 지난해 회장 자리를 맡은 후 농협금융 체질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터라 속도를 내기 위해 한번 더 맡을 수 있다는 예측도 많다.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허인 국민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017년 KB금융 회장과 국민은행장이 분리된 후 처음 국민은행장을 맡았고,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시너지를 내며 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확대와 디지털 전환 등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한 번 더 수장을 맡아 이들 과제를 성공궤도로 올리기에 허 행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보통 실적 등 경영 성과 등을 바탕으로 회장과 행장의 연임 여부가 갈리지 않겠냐"며 "최종 선임이 될 때까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연임 여부를 미리 확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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