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집유'에도 롯데그룹주 주가는 '글쎄'...한일관계 해소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0.21 07:52

집유 판결 예상했던 결과...2거래일간 주가 무덤덤

유통업황 부진에 3Q 실적도 '글쎄'...롯데정보통신만 '반짝'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형을 최종 선고받으면서 그간 중국의 사드(THDDA·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한일 관계 악화, 유통업 경쟁 심화 등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롯데그룹주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그룹주를 둘러싼 오너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나 각종 악재로 인해 하반기 실적도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판결이 전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 신동빈 회장 ‘집유’ 판결에도 롯데그룹주는 ‘잠잠’

▲최근 6개월간 롯데지주 주가 추이.(사진=구글 화면 캡쳐)


실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음에도 2거래일간 롯데그룹주는 상대적으로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지주 주가는 2거래일간 1.85% 오르는데 그쳤고, 롯데칠성(0.37%), 롯데쇼핑(-3.1%), 롯데케미칼(-1.67%) 등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롯데지주 주가는 올해 1월 2일 4만9950원에서 지난달 16일 2만9800원으로 40% 급락한 뒤 이달 들어 3만8550원으로 서서히 상승세를 탔지만, 정작 신 회장 판결 직후에는 무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동빈 회장 집행유예 판결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된 건 긍정적이나, 이미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이벤트인 만큼 특별히 롯데그룹주를 움직일 만한 모멘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 유통업 부진에 화학업도 ‘비실비실’...롯데정보통신만 ‘펄쩍’


실제로 롯데그룹주는 올해 3분기에도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사업의 핵심을 이루는 유통업과 화학업이 업황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9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화학 본업의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이 잇따라 MEG 공장을 증설하면서 구조적인 수익 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내년도 NCC 공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점도 부담이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3분기에도 PE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고 대다수의 기타 제품도 약세 국면을 보였다"며 "롯데케미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역사적 저점에 해당하지만, 섣불리 바닥을 논할 시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도 3분기 영업이익 17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3분기 소매경기 둔화, 오프라인 유통 하락,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영향 등으로 전 부문의 기존점 성장률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롯데정보통신의 경우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의 물류자동화로 4분기부터 SI매출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롯데쇼핑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점도 롯데정보통신 성장에 긍정적이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이달 말 롯데리츠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을 IT 투입할 것으로 발표하면서 롯데정보통신이 그룹의 최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롯데정보통신 주가는 올해 8월 6일 3만8950원에서 이달 현재 4만5200원으로 16% 급등했다.


◇ 한일관계 해소 관건...호텔롯데 상장 ‘집중’

전문가들은 향후 롯데그룹주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올해 7월 일본의 무역규제 조치 이후 급속도로 악화한 한일 관계를 해소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신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확정되면서 호텔롯데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아직 롯데면세점의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상장 시기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호텔롯데 → 롯데지주 → 계열사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호텔롯데의 IPO를 통해 일본의 지배력을 낮추고 호텔롯데가 보유한 상장사들을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가 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롯데가 일본 회사라는 이미지도 불식시킬 수 있다.

아직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가 이어지고 있고, 일본 수출 규제를 계기로 본격화된 불매운동 역시 롯데그룹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동양 연구원은 "현재 롯데그룹의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장 큰 원인은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다"며 "면세점 업황이 회복되면 호텔롯데가 상장을 추진하는데도 크게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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