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윤석헌 "DLF 금융회사 잘못 커"...종합국감서 한목소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0.21 16:51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연합)


21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 대해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DLF를 ‘갬블(도박)’ 같다고 비유하며 금융회사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 또한 DLF가 잘못된 상품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사태까지 터지며 사모펀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윤 원장은 사모펀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작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금융위, 금감원에 대한 정무위 종합 국정감사는 앞선 국정감사 때보다는 다소 누그러든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지난 4일 금융위, 지난 8일 금감원에 대해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조국 펀드, DLF 사태 등을 두고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거센 분위기였다. 이날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DLF 사태를 두고 금융당국이 다소 단호한 모습을 보인 만큼 금융회사의 잘못된 판매 방식에 책임을 묻고 어떻게 검사를 진행할 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왼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가 시작되기에 앞서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송두리 기자)


먼저 윤 원장은 DLF·DLS를 두고 "갬블 같은 걸 금융회사가 만든 것"이라며 "금융회사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감원 분조위 등을 통해) 투자자들 손해배상을 금융회사가 지는 분위기가 만성화될 수 있다. 금융시장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윤 원장은 "DLF 문제에서 짚고 넘어갈 것은 기초자산은 독일 국채금리라고 했고, 마이너스(배리어) 어느 정도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부담하고, 높으면 투자자가 수익을 보는 것"이라며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은행들이 괜한 일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투자자들도 자기 책임 하에 투자를 한 것이지만 더 책임은 금융회사들에 있다"며 "투자자에 대한 보상을 하고 소비자 보호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 또한 DLF가 "잘못된 판매"라고 인정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한 '공짜 점심' 언급에 대해 "DLF 사태에 대한 발언이 아니었다"고 해명하며 "최대 수익은 3%대 초반인데, 원금은 100% 손실이 나는 상품을 금융회사가 팔았는데 이게 가능한가"라고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자 "잘못된 판매"라고 동의했다.

DLF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까지 터진 것과 관련해 윤 원장은 "DLF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운용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으로 인한 사회 경제적 파장을 어떻게 최소화 할 것인지 질의하자 윤 원장은 "손실 금액이 확정되는 부분을 먼저 봐야 한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이와 관련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지않고 질서 있고 공정하게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며 "금감원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공정하고 질서 있게 할 수 있도록 금감원과 소통하면서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나선 만큼 유동성에 문제가 있거나, 기준 요건에 미달되면 퇴출할 계획인지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질문하자 윤 원장은 "절차에 따라 금융위와 협의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경제가 안 좋아지면 라임자산운용과 같은 문제 있는 회사들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은 위원장은 "자본 잠식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고, 요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법에 따라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겠다"고 대답했다.

사모펀드 진입 장벽을 더 낮출 것인지 묻는 질의에는 은 위원장은 "진입 장벽을 더 낮출 건 없다"며 "운용 상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고 내부통제를 더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펀드 리콜제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환영한다"고 은 위원장은 말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 17일 펀드 리콜제 등을 도입하겠다며 DLF 사태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김정훈 의원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펀드 리콜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본다"며 "숙려기간을 주고 펀드 리콜제를 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기 전에 금융기관 전체에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자 은 위원장은 "분위기를 유도해 다른 은행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비자보호법 입법에 앞서 금융기관들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금감원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서포트 해주시면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위험 상품을 은행에서 팔 수 없도록 막는 것에 대해서는 "어렵다"고 윤 원장은 답했다. 그는 "고위험 상품을 은행에서 파는 게 어느 정도 부적절하지만, 생산적인 방법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며 "전체적으로 막는 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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