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들수첩] 수익률 6%? 태양광 사업 투자로 노후준비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08.10 07:31


한 달 전쯤 가까운 친척 분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노후자금을 위해 태양광사업에 투자하라는 제안을 받았는데, 실제 수익률이나 전망은 어떻냐는 내용이었다.

친척 분은 은행 이자도 1∼2%대인 상황에서 태양광 사업 수익률이 6%라는 말을 들었다며, 쏠쏠한 것 아니냐는 말을 전했다.

농촌에 유휴토지를 보유한 많은 중장년층이 태양광 사업을 이율 좋은 부동산 투자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분야에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면서 관심이 더 쏠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을 재테크 상품과 같이 투자수익을 보고 뛰어들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특히나 노후자금을 전부 쏟아 붓는 경우엔 더욱 그렇다.

우선 토지구입비용을 제외한 태양광사업 투자비용은 소모성 장비를 설치관리하는 비용이라서 회수 불가능하다.

17년 동안 수익률이 6%로 일정하고 장비수리교체 비용이 없어야 겨우 원금 회수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현재 태양광 장비들은 수명이 짧아서 격년으로 교체비용이 든다.

반면 17년 동안 은행에 1억 원으로 3% 적금을 들면 1억 5000만 원 정도인데, 같은 기간 추가 비용 없이 관리해야 겨우 은행 적금이랑 비슷한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정부에서는 보조금으로 사업 진입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여부와 상관없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을 전기판매수익금으로 나눠보면, 투자금회수기간이 17년으로 계산되는데,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수익금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던 친척 분처럼, 은퇴한 다수의 베이비붐 세대들이 부동산 투자와 같은 개념으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든다. 그러나 부동산 땅값은 시간이 지나면 오르지만 태양광 장비는 오르지 않고 중고로도 팔리지 않는다.

아울러 임차인이 자산운용사가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인 경우, 발전수익이 나지 않으면 임대료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일조량이 풍부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중동이나 미국의 캘리포니아 등과는 달리, 비가 오고 흐린 날이 많은 우리나라는 발전 효율이 좋지 않다.

어려운 문제다. 세계는 이미 재생에너지로 가고 있다는데, 땅값이 금값인 한국에서 태양광 사업의 앞날은 아직 먹구름이다.

거시적으로 보자. 지금까지 태양광 사업은 잘사는 구미 선진국이나 애플 구글과 같은 실리콘밸리의 돈 많은 기업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아니면 환경단체들이 지구를 위해 소규모로 추진하는 꿈 같은 이야기거나.

이제 캘리포니아의 중산층 가구가 아닌 한국의 노년층이 태양광의 수익성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일단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일본보다도 더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한국 사회. 평생 직장생활로 모은 돈을 노후자금으로 굴려야 하는 노년층에게 태양광 사업을 추천할 수 있을까. 방향성과 수익성, 둘은 별개의 문제다.

한상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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