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코발트 급등세에 전기차 업체 ‘빨간불’

▲독일 프랑크푸르트 마인에서 개최된 프랑크푸르트 오토쇼(IAA) 전시장에서 전기차 충전소 뒤로 전기차가 보인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승승장구하는 전기차 업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리튬이온전지 재료로 사용되는 희소금속 리튬의 가격이 올해 초보다 30%나 급등하면서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리튬 거래에서 지표가 되는 중국 내 탄산리튬 스팟가격은 이달 중순 1톤당 15만2000위안(한화 2608만 6240 원) 전후다. 11만 위안 정도였던 연초에 비해 30% 이상 높고 8월 하순보다는 18% 상승했다.

이런 급등세는 전기차용 전지에 사용하는 리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세계 리튬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대기오염을 줄이려고 EV 보급에 나서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6월부터는 외국계 자동차 업체와 중국기업과의 친환경차에 관한 조인트벤처 규제가 완화되어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EV 생산 및 판매를 하기 쉬워진 것도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후지경제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29만여대로 전년보다 2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자연스럽게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리튬이온전지의 소비도 늘게 된다.

공급감소도 가격상승 요인이다. 주산지 남미에서는 리튬을 포함한 소금호수의 물을 태양광에 말려서 생산하는데, 지난 5∼6월 칠레·아르헨티나에서 큰비가 내리며 증발이 늦어져 공급량이 줄었다.

리튬이온전지용 정극재료 업체는 반년부터 1년 단위 계약으로 리튬을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 스팟가격을 참고로 조달한다. 그런데 리튬 수요는 앞으로도 늘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에 관련업계에서는 "내년에는 전기차에 사용하는 리튬 가격이 10% 정도 오를 것을 각오하고 있다"며 전기차의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다.

리튬이온전지에 사용하는 코발트 가격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 스팟가격은 1파운드 당 30달러(한화 3만 3963 원)로 연초 대비 두 배 정도 올랐다. 50달러까지 갈 것이란 견해도 있다.

리튬과 코발트는 리튬이온전지 제조원가의 10∼20%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지업체들은 "차량용전지 가격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전기차 생산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