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 금지에 ‘가스대란’…원자로 이용해 난방 공급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7.12.11 12:56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북서부로 170km 떨어진 오스트로벳 원전 건설 전경.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석탄 난방 금지로 ‘가스 대란’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이 원자력 발전을 이용해 난방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1일 중국망에 따르면 중국 핵공업그룹(CNNC·중핵그룹)은 최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석탄 난방을 대체할 수 있는 수조식 저온 열공급 원자로 ‘옌룽’(燕龍)을 연구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전력 생산 목적이 아닌 난방만을 위한 첫 원자로다.

중핵그룹은 ‘DHR-400’이라는 명칭의 이 소형 원자로의 시험 운용결과 열 에너지를 168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그 타당성과 안전성을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섭씨 100도 미만의 저온 핵반응 경수원자로를 이용해 1기에 400 메가와트(㎿) 규모의 엘에너지를 생산하는 옌룽은 매년 32만톤의 석탄을 대체하고 매연·분진 3200톤의 배출을 줄이며 200만㎡ 면적의 20만가구에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난방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옌룽 원자로가 필요로 하는 방사성 물질은 설비용량 10억와트 규모를 기준으로 한 기존 원전의 2%에 불과하다.

원전을 이용한 전기보일러 난방공급은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화돼 있으나 석탄을 발전과 난방의 주연료로 이용해온 중국에서 원전 난방은 낯선 개념이다.

중국 당국은 극심한 대기오염에 대처하기 위해 환경 법규를 강화해 단속에 나서는 한편으로 석탄을 대체할 다른 에너지원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중국 북부 28개 도시에서 발전, 난방용 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바꾸는 개혁이 강압적으로 추진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크게 부족해지자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주민들은 추위에 떨고 있다.

허베이(河北)성 일부 지역의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추운 교실에서 나와 햇볕이 쬐려 운동장에서 공부를 하거나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달리기를 하며 몸을 녹이기도 했다.

구선제(顧申杰) 상하이 핵공정연구설계원 부총공정사는 "원전을 통한 난방공급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있다"며 "중핵그룹이 이 기술로 자사 연구소와 공공기관에 순조롭게 난방을 공급한 지 3년이나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원전 난방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적잖은 난관이 존재한다.

중핵그룹 청후이핑(程慧平) 과학기술위원은 "중국 북부의 5억∼6억 인구에게 이 원자로의 안전성을 설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생산 가격이 1천조 주울(Joule)당 30∼40위안에 불과하지만 경제적 타당성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선제 부총공사는 "이 난방 원자로를 한기 건립할 때마다 환경영향평가와 개념설계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심사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5년 후 완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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