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대 못 미친 삼성바이오로직스...제약·바이오 ‘후폭풍’ 부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25 16:28
- 27일 유한양행·종근당, 이달 내 한미약품 등 1분기 실적 발표 앞둔 제약·바이오업계
- 금감원 제약·바이오 기업 대상 회계 감리 돌입에 ‘옥석 가리기’ 전망


▲(왼쪽부터) 한미약품 본사, 유한양행 본사, 종근당 본사. 한미약품은 26일, 유한양행과 종근당은 27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를 한다. 사진=각사 제공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 1분기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내놨다.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이지만 증권업계 전망치에 크게 하회한 결과가 나오면서 업계 전반에 실적 부진 도미노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최근 연구개발(R&D)비용을 무형자산으로 과도하게 계산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 감리에 들어가면서 업계 전반에 옥석을 가리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310억 3500만 원, 영업이익 99억 9600만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7%, 193.4%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572억 2000만 원으로 같은 기간(101억 원)보다 확대됐다.

당초 증권업계가 예상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평균 253억 원, 22억 원이었다. 하지만 이는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위탁생산하는 탓에 실제 판매되기 전 제품에 대해서는 모회사의 이익에서 차감하고 판매되는 시점부터 이익에 가산시키는 회계 기준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제약·바이오 사업 특성상 제품의 본격 판매를 앞두고 일정 정도의 재고를 가져가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 나오자 관련 업계에서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 부진 후폭풍이 몰아치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금감원이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 10개를 선정해 R&D 비용 처리가 적정했는지 별도 회계 감리 실시를 예고하면서 보다 엄격하고 보수적인 재무제표 처리를 할 것이란 게 업계 전반적인 판단이다. 금감원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R&D 비용을 과도하게 자산으로 인식해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테마 감리에 나섰다.

실제 일부 기업은 금감원의 회계 감리 선언 이후 연구개발비용을 무형자산에서 비용으로 정정한 곳도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재무제표 정정에 따라 영업이익이 손실로 전환되거나 무형자산 내 개발비 가운데 일부를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오는 27일 유한양행, 녹십자, 종근당, 이달 내 한미약품 등이 줄줄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제약·바이오 기업의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대한 ‘거품’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일부 기초체력이 강해진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도 점쳐진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막연한 신약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제약·바이오업계가 해외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고평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엄격한 회계 처리 기준 등을 통해 해당 업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감리 결과가 나오더라도 징계가 아닌 주의 조치가 내려져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투자자 피해 등 사회적 파장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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