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ㅣ인터뷰] "개성공단 중단 2년, 정상회담이 마지막 희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4.26 11:37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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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정부가 나서 주십시오."

역사적인 4·27 남북 정상회담을 간절히 기다려온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의 말이다. 최근 서울 여의도동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신 협회장은 11년 만에 성사된 이번 남북 정상 회담이 공단 재개와 한반도 냉전 역사의 질곡을 끊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짧은 한마디로 요약했다.

남북평화 및 경제협력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 폐쇄한 이후 지금까지 2년 넘게 닫혀 있다. 당시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던 기업은 124곳으로 협력업체 수만 해도 5000여 곳, 관련 종사자 수는 10만 명에 이른다.

협회가 추산하고 있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인한 입주기업들의 피해금액은 약 1조5000억 원인데, 이들이 직접적으로 지원 받은 금액(5833억 원)은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그마저도 660억 원은 작년 11월에야 지원이 결정됐다.  대체공장을 확보한 기업들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아예 생산을 하지 못해 휴업상태에 들어간 기업도 15곳 이상이다.

더욱이 개성공단 입주기업이라고 하면 지원은 커녕 생산기지를 잃었다는 이유로 금융권으로부터 외면받기 일쑤라는 게 신 회장의 얘기다. 

그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공단 재가동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회원사들 모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규모의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수십억 원씩을 투자해 현지에 생산장비 등 설비를 구축했다. 그런데 2년여 전 갑작스레 공단 폐쇄가 결정되면서 하루아침에 자산을 통째로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에 두고 내려온 시설물 점검을 위해 지금까지 총 4차례 방북신청을 했지만 단 한 번도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즉시 통일부에 방북신청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남북한간 경제협력이 재개된다면 과거 개성공단 폐쇄 같은 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가 확보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제부터는 정부를 믿고 투자한 기업들이 큰 피해를 보는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개성공단은 통일을 이뤄 나가는 물꼬"라고 강조한 그는 "남북한 정상회담에 이어 미국·북한 정상회담도 성공해서 올해 송년회는 개성공단에서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전하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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