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M&A’에 꽂혔다...SK텔레콤·LG전자 등 ‘러브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10 07:09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텔레콤 본사(사진 왼쪽)와 SK텔레콤 외국인 보유 비중 추이.(단위:%)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외국인들이 SK텔레콤, LG전자 등 인수·합병(M&A)을 단행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M&A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점을 외국인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1월 2일 41.4%에서 3월 30일 40.1%까지 하락하다가 이달 9일 현재 40.8%까지 높아졌다. 3월 30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은 SK텔레콤 주식 10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경쟁사인 LG유플러스의 외국인 비중이 올 초 41.3%에서 이달 현재 38.5%까지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통신업 정체로 인해 SK텔레콤은 통신업 정체로 인해 1분기 영업이익 3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지만, 국내 2위 보안업체 ADT캡스를 인수하며 신성장동력을 마련한 점이 외국인들 매수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전일 SK텔레콤은 7020억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보안 산업에 영상보안기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를 적극 도입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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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외국인 보유 비중 추이.(단위:%)


LG전자도 외국인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종목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의 자동차용 헤드램프 전문업체 ZKW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데다 ZKW 인수라는 호재가 맞물리며 외국인 지분율은 1월 2일 33.6%에서 이달 8일 34.7%로 상승했다. 그간 M&A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이었던 LG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하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최근 한달여간 주가는 10% 넘게 하락하며 다소 주춤하나 증권가에서는 벨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호평했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ZKW 인수로 자동차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가 헤드램프 등 조명 시스템 분야로 확대되고, TV, 가전사업 호조까지 이어지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더욱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지난달 24일 일본 화장품 회사 에이본 재팬 지분 100%를 105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힌 이후 고공행진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3월 30일 46.3%에서 이달 8일 46.5%로 상승했고, 주가는 7% 넘게 올랐다.

반면 제일기획은 M&A 발표에도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제일기획은 지난 2일 미래사업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동유럽 종합 광고대행사 센트레이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외인 지분율은 올 초 33.4%에서 이달 31.5%까지 떨어졌다. 1분기 평창올림픽 개최로 인한 수익개선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세를 탔지만, 이벤트 종료 이후 주가를 이끌만한 모멘텀은 부재하다는 평가다.

한국M&A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들의 주가는 체결 전보다 평균 9% 넘게 상승했다"며 "사안마다 다를 수 있지만 M&A 발표는 기업 주가에도 분명한 호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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