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노후준비, 빠를수록 부담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5.18 08:47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은혜 책임연구원


노후준비의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주된 직장에서의 퇴직을 은퇴로 정의할 때, 은퇴설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50대 초반부터 이후 10년간을 노후준비의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10여년의 기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남은 노후가 달라지는 중요한 시점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후준비는 50대에 시작해도 괜찮을까?

‘골든타임’은 심장 마비, 호흡 정지, 대량 출혈 등이 일어난 후에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의학용어이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 노후준비도 마찬가지이다. 은퇴를 앞둔 50대가 노후준비의 골든타임(마지막 생사를 가르는 시기)라면, 은퇴가 20여년 남은 30대는 노후준비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기르는 시기이다.

30대는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5~10년에 불과하므로 노후를 준비하기 보다 자기분야에서 인정받고 자리를 잡는 게 더 중요한 시기이다. 또한 가정을 이루는 시기이므로 결혼, 자녀양육, 내 집 마련 등 목돈이 들어갈 곳도 많아 먼 미래인 노후준비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 그러나 길어진 노후만큼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하므로, 노후준비는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 3% 금리수준에서 노후자산 1억원을 마련하려면 매월 얼마를 적립해야 할까? 은퇴를 5년 앞두고 노후준비를 시작한다면 매월 155만원을 적립해야 하지만 은퇴를 10년 앞두고 준비하면 매월 72만원, 은퇴를 20년 앞두고 준비하면 매월 31만원으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즉 노후준비는 빨리 시작할 수록 목표자금에 쉽게 도달 할 수 있다.

노후필요자금은 노후기간, 노후생활비, 물가상승률의 함수이다. 노후기간이 길수록, 노후생활비가 더 많이 필요할수록, 물가상승률이 높을수록 노후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은퇴시점을 최대한 늦추거나, 노후생활비를 최대한 절약하면 노후필요자금이 줄어들겠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반면 노후준비자산은 우리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노후준비자산은 준비기간, 투자금액(월 적립금), 투자수익률의 함수이다. 준비기간이 길 수록, 투자금액이 많을수록, 투자수익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노후준비자산을 마련할 수 있다. 투자금액과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노후준비기간을 늘리는 것은 자산과 소득수준, 투자성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다.

노후준비를 일찍 시작할수록 노후준비기간이 길어진다. 노후준비자산 목표액과 투자수익률이 동일하다면, 노후준비기간(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금액(월 적립금)이 작아지므로 노후준비 부담이 줄어든다. 투자금액과 수익률이 동일하다면, 준비기간이 길어질수록 노후준비자산이 늘어난다. 여기에 투자기간에 따른 복리효과를 감안하면 노후준비자산 증가효과는 더 커진다. 그래서 노후준비의 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단, 연금 등 노후준비자산은 장기투자 상품이므로 자산 및 소득 등 재정상태, 자금계획을 고려하여 적정수준으로 꾸준하게 준비해야 한다. 노후준비를 독려하기 위해 세액공제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반면, 중도해지 시 패널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노후준비를 미루는 것도 문제지만, 자금계획 없이 막연하게 여유 돈이 있을 때마다 노후준비자산에 거금을 적립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급하게 준비하는 것보다 계획적으로 오랜 기간 여유 있게 준비해야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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