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밋빛 전망’ 어디로…"보수적 접근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6.20 17:06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 연초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3000선, 10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간 저점 수준에 도달하며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내외 변수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 오른 2363.91, 코스닥은 3% 오른 840.17에 마감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연중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이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매파적 태도를 보인데 이어 유럽도 금리인상을 내년 중반까지 미루겠다고 언급하면서 달러 강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도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도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향후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달러 강세로 원화가치가 더 하락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심리가 커질 수 있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여러모로 환 변동성이 증시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단 7월 6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일 이전 G2간 협상이 도출될 수 있는지가 1차적인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 대응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이익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증시의 취약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실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26개 업종 중 18개의 이익 전망치는 하향조정된 반면 반도체 업종 전망치는 높아지면서 전체 전망치는 연초 이후 3.6% 하락하는데 그쳤다.

현대차투자증권 오찬수 연구원은 "한국 증시 투자 환경이 다소 부정적이라면 기댈 수 있는 것은 시장의 펀더멘탈, 즉 이익인데, 그 역시 부담이 되고 있다"며 "12개월 선행 기준 반도체가 차지하는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24%에서 37%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기는 마찬가지다. 외국인 자금은 지난달부터 코스닥 시장에 유입되고 있지만 기관의 공격적인 매도세가 코스닥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다. 기관은 특히 건강관리 업종에서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는데, 건강관리 업종의 신용융자 규모가 동반 감소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분석된다.

SK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주가가 신용융자를 앞서는 특성은 최근 건강관리 업종의 주가 하락이 신용융자의 감소로 이어져, 추가적인 하락을 가져오는 트리거가 될 가능성을 높인다"면서 "증시 불안으로 인해 건강관리 업종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신용융자에 대한 반대매매 압력으로 작용해 단기 급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코스피가 12개월 선행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PBR이 1배 미만인 것은 코스피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보유자산총액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 됐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평균지수는 2460~253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임계치(1140원)에 도달하는 시점이 코스피 위치와 상관 없이 적극적인 매수 타이밍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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