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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동차 가격이 급격히 올라 판매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자동차제조업연맹(The Alliance of Automobile Manufacturers)은 미국이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입차 가격이 평균 5800 달러(한화 656만 2700 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중 44%는 수입 차량이다. 전문가들은 관세를 부과하면 효과의 대부분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자동차 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평균 가격은 3만2225 달러로 5년 전보다 약 3000 달러나 상승했다.

하지만 수입차 가격이 5000 달러 넘게 급등할 경우 오히려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분석가들은 지난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1720만대에 달했지만 관세의 영향으로 약 200만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드먼즈닷컴의 제러미 아세베도 애널리스트는 "관세는 시장을 위축시키는 방법"이라며 "새 차의 마진이 이미 너무 적기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 비용을 부담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마쯔다와 미쓰비시 같은 일본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브랜드는 가격에 민감하고 미국 내 모든 판매 차량이 수입품이기 때문이다.

미국 업체들도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업체들도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긴다. 또 미국 업체들도 미국 내 판매량의 상당수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다. GM의 경우 미국 판매량의 약 36%가 해외 생산기지에서 들여온 차량이다.

자동차 유통 업자들도 시장 위축을 걱정하고 있다.

자동차 딜러 라이언 그레모어는 "우리는 고객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면 신차 판매를 전면 포기하고 중고차 유통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주 자동차 관세에 대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일부 딜러들은 아직까지 미국이 관세를 발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유럽연합(EU) 등 무역 상대방과 관세 인하 합의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내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자동차 관세 인하 협상을 협상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번 워싱턴 방문을 통해 양측이 모두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는 새로운 무역 협정에 대한 EU의 의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EU 회원국들의 입장이 분열돼 있어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은 양보를 거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하는 독일의 경우 서로 관세를 낮추는 무역협정을 선호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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