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진짜 봉쇄되나? 이란군 "아무도 못 지나갈 것" 경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07.23 16:38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연합)



이란 정부가 미국이 이란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전면 차단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이란이 봉쇄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50㎞ 정도 거리를 두고 오만과 이란이 마주 보는 곳이다. 하루 평균 1700만 배럴, 세계 원유 물동량의 30%가 이곳을 지난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이란 정부는 현재 많은 해협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란 정부가) 봉쇄할 수 있는 해협도 많이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을 향한 (미국의) 위협이 계속된다면 매우 안타까운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또한 "이란과 평화롭게 지내면 만사가 평화로울 것이고 전쟁을 하려고 들면 모든 전쟁을 야기한다는 점을 미국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며 "존엄한 이란은 누구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란 육군의 기우마르스 헤이다리 준장 역시 "호르무즈 해협은 모두 지날 수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지나가지 못해야 한다"며 "우리는 적들에게 예전부터 그렇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출길을 막으면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산유국 역시 원유 수출 시 호르무즈 해협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군사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헤이다리 준장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경고’를 지지한다"면서 "적군(미군, 이스라엘군)이 못된 행태를 감히 할 수 없을 만큼 이란군의 전력은 강하다"고 경고했다.

지난 21일엔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이란의 원유 수출이 불가능해지면 인근 국가의 원유도 수출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위협했다.

다만,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준비를 하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과거에도 미국의 위협이 가해질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유조선 항행을 막겠다고 위협했다.

현 시점에서는 이란이 실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작지만, 만약 이란이 해군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통제한다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사적 충돌까지 부를 수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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