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 "11월 인상 가능성 높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0.18 15:3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또다시 동결했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데다 물가 상승 압박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제성장률을 2.7%로 하향했으나 잠재 수준에 있다고 보고 금융 안정에 역점을 둔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성장률과 관계없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시기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현 상황에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리스크 요인이 금리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금 더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1.5%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11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이 정책금리를 연 3차례 올리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0.75%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황인 데다, 이 총재가 최근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내비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만큼 11월에는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달 금통위에서 이일형, 고승범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의견을 내면서 소수의견이 2명으로 늘어난 점도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인다. 소수의견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되는데, 앞서 7월과 8월에는 금통위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이일형 위원이 혼자 금리 인상 의견을 냈다. 이번에 소수의견 수가 늘어나면서 금통위 내에서도 금리 인상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존에 사용되던 문구나 단어가 삭제된 것도 한은의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대표적으로 기존에 사용했던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나가겠다’는 문구에서 ‘신중히’라는 표현이 이달 결정문에 빠져있다. 교보증권 백윤민 연구원은 "결정문 문구만 보면 성장과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결정문 표현을 둔 취재진들 질문에 "잠재수준과 목표에 가까운 정도의 물가라면 금융안정에 더 유의해야겠다는 것을 이전에도 밝혀왔다"며 "사실상 그럴 단계가 좀 더 가까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투자 조정이 계속되고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제 상황을 밝지 않게 본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7%로 0.1%포인트 내렸다. 하지만 이 총재는 성장률 하락조정과 관계없이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분기 실적을 감안해 소폭 낮아졌으나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경기와 물가, 거시경제가 안정된 흐름 보이고 있다면, 금융불균형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융안정을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한 전문가는 "경기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미국과의 금리 차 등 금리를 인상해야 할 당위성이 있고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연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11월 금리 인상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