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해진 위스키, 소비자 술잔 채운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8.11.14 14:35
[이미지]골든블루 사피루스

▲골든블루 사피루스. (사진=골든블루)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위스키 업계에 ‘저도주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바뀌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된 것이다. 2016년 이후 주요 브랜드들은 국내에서 40도 이하의 신제품만 출시하고 있다. 저도주가 ‘대세’가 되면서 업체간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국산 위스키업체인 골든블루가 무연산(無年産) 저도주를 앞세워 크게 성장하자 디아지오코리아·페르노리카코리아 등이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그림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임페리얼의 퓨어 몰트 저도주 ‘스무스 12’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나온 17년산 저도주 ‘스무스 17’의 성공에 힘입어 후속작을 내놓은 것이다. 회사는 국내 시장에서 무연산 저도주가 대부분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공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스무스 12가 ‘12년산 퓨어 몰트 위스키’라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페르노키라코리아는 임페리얼 스무스 12의 가장 큰 강점을 최고 수준의 부드러움이라고 설명한다. 12년이 넘는 숙성 기간 오크통에서 자연 증발되는 과정을 거친 진귀한 몰트 원액이 가진 부드러움이 극대화된다는 부연이다. 가격 정책도 상대적으로 파격적이다. 침체된 위스키 시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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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스무스 12. (사진=페르노리카 코리아)

김경연 페르노리카 코리아 임페리얼 브랜드 마케팅 이사는 "지난해 출시한 스무스 17이 출시 이후 11개월만에 17년산급 이상 저도주 시장에서 11% 이상 점유율을 달성했다"며 "이는 위스키 저도주 시장에서 최고급 17년 퓨어 몰트 저도주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시하고 소비자들에게 고품격 저도주 대안으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12년산 퓨어 몰트 저도주 스무스 12 출시와 함께 무연상 블렌디드 스카치 베이스의 저도주가 대부분인 국내 12년산급 저도주 시장의 품격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전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위스키 시장에서 저도주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저도주’로 소비자들의 술잔을 노리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6월 저도주의 연산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아 ‘하우올드아유’(How Old Are You) 캠페인을 시작했다. 동시에 관련 신제품인 ‘W 시그니처12’와 ‘W 시그니처17’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스코틀랜드에서 각각 12·17년간 숙성한 위스키 원액을 사용한다.

페르노키라코리아와 디아지오코리아의 이 같은 행보는 업계 1위인 골든블루를 ‘정조준’한 것이다. 골든블루는 무연산 저도주를 내놓으면서 위스키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골든블루는 2009년 저도주 출시 이후 2016년 국내 위스키 점유율 2위, 지난해 1위를 차지했다. 주력 제품인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경우 지난해 한 해 25만 2951상자가 판매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골든블루가 경쟁에 참여하기 전에는 페르노리카와 디아지오가 시장을 선점한 상태였다"며 "저도주를 앞세운 골든블루가 큰 성공을 거두자 이번에는 반대로 페르노리카와 디아지오도 저도주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며 역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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