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광폭 리더십’···CJ ‘월드베스트’ 변화 속도 붙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2.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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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CJ그룹이 이재현 회장 경영복귀 이후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며 ‘변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 회장이 비주력 사업 매각과 해외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결단을 빠르게 내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CJ그룹의 기틀을 다진 서울 중구 소월로 빌딩이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쳐 임직원들의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는 전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CJ ENM이 들고 있던 CJ헬로 주식 53.9% 중 ‘50%+1주’를 LG유플러스에 매각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CJ ENM은 8000억 원의 현금을 쥐게 된다. 글로벌 사업자 유입으로 방송통신 시장 트렌드가 점차 대형화하자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이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CJ ENM은 대신 콘텐츠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작업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CJ헬로 매각은 ‘광폭 리더십’으로 유명한 이 회장의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회장은 공격적인 경영과 M&A를 통해 연매출 2조 원도 올리지 못했던 CJ를 30조 원대 그룹사로 키워냈다.

특히 지난 2017년 5월 경영 복귀 이후 행보가 눈에 띈다. 이 회장은 CJ제일제당을 통해 미국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를 지난해 인수했다. 한화로 2조 원이 넘는 ‘빅딜’이다. CJ그룹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M&A기도 하다. 이 밖에 CJ제일제당이 미국 ‘카히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했고 CJ대한통운이 미국 물류 업체 DSC로지스틱스를 사는 등 중점 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가 나고 있다.

이 회장은 반대로 그룹 역량이 미치지 않는 사업에서 과감하게 손을 떼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자회사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넘긴 게 대표적이다. 매각가는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CJ헬로 매각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회장은 현재 CJ헬로를 LG유플러스에 넘기고 얻게 될 현금 8000억 원의 사용처를 모색 중이다. 그룹 지주사인 (주)CJ는 헬로를 매각한 CJ ENM의 지분 40.08%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주)CJ를 통해 CJ제일제당, CJ ENM를 경영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효율적으로 개편했다는 점도 이 회장이 최근 이뤄낸 성과 중 하나다.

이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외형 확장에 따른 ‘내실 다지기’가 시급한 상태다. 우선 비상장사인 CJ푸드빌의 이익 확보가 절실해 보인다. 외식 사업이 침체되면서 빕스, 계절밥상 등 간판 매장에서 적자폭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말까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외식 매장을 대거 정리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CJ는 지난 18일 1년 6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서울 중구 소월로 ‘CJ 더 센터’에서 업무에 들어갔다. CJ빌딩은 CJ가 1995년 입주해 제일제당그룹을 출범(1996)하고, CJ CGV(1997)·CJ GLS(1998)·CJ엔터테인먼트(2000) 등을 설립한 곳이다. 2007년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현재 CJ그룹의 기틀을 다진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장이 ‘광폭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본사 사옥까지 새단장한 만큼 CJ 임직원들도 사기가 진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2030 월드 베스트’라는 그룹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총 36조 원을 투자, 2030년에는 3개 이상 사업 부문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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