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너지 100년 미래 100년} 가스의 역사와 미래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14 21:17

천연가스 발판으로 '수소'가 에너지 미래 연다

인천생산기지_전경(야)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수요증가세를 보이는 에너지는 천연가스다. 한국가스공사 인천LNG생산기지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천연가스(NG : Natural Gas)는 지하에 기체 상태로 매장된 화석연료를 말한다. 인공적인 과정을 거치는 석유와는 달리 가스전에서 천연적으로 직접 채취한 상태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에너지이다. 땅 속에 퇴적한 유기물이 변동돼 생긴 화학연료라는 점에서는 석유와 같다.

▲세계 최초 LNG 수송선 ‘메탄 파이오니어호’

가스는 1785년 무렵 영국에서 일상생활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당시 영국인들은 유전에서 발굴한 천연가스가 아니라 석탄에서 만든 가스를 사용했다. 1821년 미국 뉴욕주 프레도니아에서 세계 최초로 경제성 있는 천연가스전이 발견되면서 가스산업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윌리엄 하트가 27피트를 타공해 천연가스 유전을 발굴했는데 이것이 천연가스를 찾기 위한 최초의 시추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계기로 1824년부터는 천연가스가 조명용으로 상업화되기도 했다. 이후 대부분의 가스는 주로 도시의 가로등을 밝히는 연료 정도로 사용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정부는 본격적으로 배관망을 구축하기 시작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수천 마일의 배관망을 미국 전역에 구축했다. 이를 계기로 천연가스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됐다. 가스 운반을 위한 파이프라인 구축과 함께 천연가스의 산업화는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

1959년 1월 영국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챨스에서 LNG 수송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세계 최초 LNG 수송선 ‘메탄 파이오니어호’로 아프리카 LNG를 영국의 컨베이로 수송하는데 성공했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LNG 해상수송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LNG 수송선의 실용성이 입증됨에 따라 1961년 영국 정부는 알제리 아르죄(Arzew)에서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컨베이로 수송하는 사업에 착수, 1964년부터 메탄 프린세스호로 LNG를 상업용으로 수송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컨베이는 세계 최초의 LNG 기지가 됐다.

▲가스등에서 LPG 거쳐 LNG 공급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스’라는 에너지를 처음으로 인식한 것은 개항 직후 일본으로 파견된 개화파 수신사와 신사유람단을 통해서 였다. 이후 1909년 11월 3일 저녁 진고개 등 일본인 거주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가스등 점화가 이뤄졌다. 가스등 점화는 국내 가스산업의 역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력 대체용으로 석탄가스를 제조해 가스등 연료로 공급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당시 가스의 인입공사를 마친 수용가는 일본인 가정과 상가 914호, 가스관의 총연장은 약 1만 3700m다. 1945년 해방 당시 서울의 가스공급시설은 고압관 1만 7402m, 본관 13만 9303m, 지관 11만 1358m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에 LPG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59년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던 LPG가 불법 유출되면서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국내 가스업체들은 일본 업체들과 잇달아 계약을 맺고 LPG 수입에 뛰어들었다. 1961년 대한와사산업주식회사는 일본 탄곡석유와, 제일가스는 출광석유와, 문화가스는 환선과 각각 수입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고려압축은 문화가스와 대리점 계약을 맺고 국내에 일본산 LPG를 들여와 판매했다. 이들 4개 사의 연간 총판매량은 400~500톤에 불과했다.

LPG의 수입은 LPG를 담은 용기 자체를 수입한 다음 다 쓴 용기는 일본으로 반출해 가스를 다시 주입한 후 재수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석유산업이 집중 육성되면서 LPG 산업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게 됐다. 가스수요가 늘어나자 정부는 수급불균형을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1970년 3월 LPG 가격을 125% 인상하고 버스연료로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가스사용 억제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같은 해 2월 하루 2200배럴 규모에 달하는 호남정유의 LPG 생산공장이 완공되고, 1972년 경인에너지 인천공장에서 하루 6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충분한 공급여력을 갖추게 됐다. 특히 부탄가스의 경우 생산량이 소비량을 증가해 일본에 수출까지 이뤄졌다.

LPG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자 정부는 정책방향을 바꿔 도시연료의 현대화를 추구하는 도시가스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시범적으로 용산구 이촌동에 LPG/AIR 방식의 가스설비를 1971년 5월 완공, 약 3000가구에 가스를 공급했다. 이듬해 11월 14일 서울시 직영으로 강서구 염창동에 납사분해방식의 가스설비를 건설해 도시가스를 본격적으로 공급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도시가스의 효시이다.

이에 힘입어 LPG의 수요는 1970년대 중반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1964년부터 1980년까지 국산 LPG의 수요 추이를 보면 1965년 20톤, 1969년 30톤, 1971년 49톤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1974년 112톤, 1977년 148톤, 1980년 392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1986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천연가스는 발전용뿐만 아니라 1987년 들어 도시가스용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수요증가가 가속화됐다.

편리하고 안전한 고급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가 커짐에 따라 정부는 1980년 10월 LNG 도입을 위한 기본방침을 마련하고 1981년 4월 LNG 사업의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이를 계기로 1983년 4월 평택생산기지 건설이 시작된데 이어 인도네시아와의 LNG 도입계약, 수도권 배관망 건설 등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후 1987년 2월부터 수도권에 천연가스 공급이 시작됐다.


안전점검-4

▲천연가스 공급배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요증가 ‘천연가스’

현재 세계 에너지 수급에서 가장 빠른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는 화석연료는 천연가스다. 천연가스는 2030년부터 석유에 이어 2번째 1차 에너지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연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세계 에너지시장 전망(World Energy Outlook) 2018’에 따르면 2040년까지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연평균 1.6% 증가, 2017년 대비 약 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중심으로 천연가스 수요는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 각국의 석탄 감축정책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셰일가스가 풍부한 미국의 저렴한 천연가스 공급 확대가 이어지면서 세계적으로 천연가스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믹스 개편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040년까지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은 전 세계 천연가스 수요 증가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비중 또한 60%까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제13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에 따르면 국내 천연가스 총 수요는 2018년 약 3600만톤에서 2031년 4049만 톤으로 연평균 0.81% 상승할 전망이다. 가정·일반용의 증가세는 둔화되나 산업용 수요의 지속적 증가에 힘입어 도시가스용 수요는 2031년 2340만톤(연평균 1.24%↑) 증가하고, 발전용 수요는 1709만톤(연평균 0.26%↑)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소경제, 혁신성장의 새로운 동력

수소시대로 진입하기 전까지 브릿지 연로로서 가장 많은 보급 및 성장이 기대되는 연료는 단연 ‘천연가스’다.

하지만 에너지산업의 미래는 ‘수소’에서 답을 찾는다.

2016년 1월 발효된 파리협정은 각국이 제시하는 환경 대책에 수소사회로의 이행 대책을 수립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활용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수소경제사회로의 이행은 사회 전반에 걸친 산업구조의 개편과, 국가단위의 정치·경제·사회적 환경 변화 및 기술적 불확실성의 해소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주요 수소 선진국들은 앞 다퉈 수소에너지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미국·독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소사회에서 국가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소경제’를 혁신성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친환경 에너지의 원동력으로 인식하고, 2040년까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큰 정책 방향과 목표 및 추진전략 등을 담은 ‘수소경제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1월 발표했다. 로드맵은 수소차·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작업이 시작됐다. 정부는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18년 2000대에서 2040년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확대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재생에너지 활용 수소 생산과 연계해 2040년까지 15GW(수출 7GW 포함)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출산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연료전지는 CO2 배출이 전혀 없고 도심지에 소규모로도 설치가 가능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분산전원으로 평가된다.

수소경제를 통해 자동차·선박 등 수송분야와 전기·열 생산 등 에너지분야까지 다양한 새로운 시장과 산업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수소 생산, 운송·저장,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은 연관산업 효과가 크고 중소·중견기업의 투자와 고용창출이 가능한 미래 성장산업이라는 평가다. 아울러 수소에너지는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등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원 다각화, 해외 에너지 의존도 감소 등 에너지 자립에도 기여할 중요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참고자료: 한국가스공사 30년사(통사), 제13차 장기 천연가스수급계획, IEA 세계에너지시장전망(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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