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400만주 풀린 우리금융 '주가부양' 험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13 18:15

손태승 회장 목돈 들여 5차례 자사주 매입…우리카드 편입 오버행 이슈 남아

▲우리금융그룹.(사진=우리금융)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 등에 나서며 우리금융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으나 반등 동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수출보복 후 은행주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우리금융은 보통주 보호예수가 해제되며 정부 지분을 포함한 대주주 물량까지 시장에 나오게 됐다. 올 초만 해도 금융지주사 전환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던 분위기였으나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며 1만1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우리금융은 보호예수로 묶여 있던 대주주 소유 보통주 1억2462만6093주가 해제됐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1억2460만4797주, 특수관계인 3인이 가진 2만1296주를 더한 주식 수다.

보호예수는 대주주 지분 등 대량 물량을 일시에 매각해 주가가 하락하며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대량 물량을 일정 기간 매각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것을 말한다.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는 신규 상장하는 발행회사는 최대주주가 가진 주식을 상장 후 6개월간 의무적으로 보호예수 해야 한다.

우리금융의 보호예수 기간은 상장일이었던 지난 2월 13일부터 8월 12일까지 6개월 간이었다. 보호예수가 풀린 13일 우리금융 종가는 1만1750원으로 전날보다 200원(1.67%) 떨어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올해 1월 지주사 전환 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운용사, 신탁사 등을 인수·합병(M&A)하는데 성공해 경영 면에서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은 1분기 5690억원, 2분기 61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상반기에만 1조179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은행 상반기 순이익은 1조232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7% 줄었으나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평이다. 여기다 지주사 전환 이후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과 국제자산신탁 인수에 성공했고 MBK파트너스와 함께 롯데카드 지분 인수에도 참여하며 비은행 부문을 기대보다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주가다. 최근 은행주가 맥을 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금융도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 KRX 은행 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은행주 수익률은 -11.83%다. 일본 경제보복 영향으로 주가가 급격히 빠지기 시작한 8월 초부터 이날까지 약 2주간 수익률은 -9.2%나 된다. 지난 2월 13일 상장 후 1만6000원까지 올랐던 우리금융 주가는 이날까지 26.56%가 빠져 1만1000원대로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손 회장은 주가 부양 의지를 담아 지난달 26일 주식 5000주를 사들여 올해만 5번째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손 회장이 가진 자사주는 총 6만3127주다. 다만 내달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으로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주가 상승 동력이 여전히 낮다. 우리금융은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을 위해 주식 5.83%에 해당하는 4210만3377주와 현금 5983억9000여만원을 우리은행에 지급하고, 우리은행은 관련 법에 따라 지주사 주식을 6개월 안에 다시 팔아야 한다. 시장에 대량 물량이 나올 것이 우려되자 우리은행은 우리금융 주식을 장외매각을 통해 전략·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또한 우리금융지주사 전환이 마무리 되면 보호예수가 풀린 예보 지분을 매각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월 정부는 2022년까지 두세 차례에 걸쳐 예보가 가진 우리금융 주식을 전부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한번에 팔 수 있는 지분은 최대 10%로 국내투자자뿐 아니라 외국 자본들도 고려 대상이다.

우리금융의 주가 하락세를 두고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을 둘러싼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기다 대내외 경제상황과 함께 오픈뱅킹 등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금융환경 변화가 은행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경우 보호예수 등 이슈가 이미 반영돼 주가가 많이 빠졌다"며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추세였다면 부담이 됐겠지만 이미 많이 하락한 상황이라 더는 주가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은행주들이 전부 떨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은행주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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