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전성기' 이용배 현대차證 사장, '공격 경영-소통' 하반기도 성장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8.29 11:01

비금융인 출신 편견 깨고 PI-IB 역량 집중...중장기 도약 발판 마련

올 상반기 영업이익 작년 연간 이익 상회...우발채무 줄고 ROE ‘쑥’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


[에너지경제신문 한수린 기자] 현대차그룹 내 최고 재무통으로 불리는 이용배 현대차증권 사장이 사업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 등을 무기로 현대차그룹 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 사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 내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현대차증권이 실적 부문에서 연일 새 역사를 쓰면서 직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중장기 성장을 위한 밑그림도 차근차근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현대차 그룹 경영통에서 증권사 수장으로 자리매김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대부분의 CEO(최고경영자)가 은행, 증권 등 금융사에서 근무했던 것과 달리 이 사장은 국내 증권사 내에서도 ‘특이한’ 이력을 보유한 인물로 꼽힌다. 이 사장은 현대자동차 경영관리실장, 기획조정3실장 등을 거쳐 현대위아 기획·재경·구매·경영지원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이 사장은 그간 그룹 경영관리 업무를 주로 맡아오다 2016년 5월 당시 HMC투자증권이었던 현대차증권의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으로 취임하며 증권업계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비금융권 출신이라는 점에서 취임 당시 이 사장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기존 전임 사장들이 임기 보전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자제해온 만큼 이용배 사장 역시 그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현대차증권 부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 만에 현대차증권 CEO를 맡은 만큼 업권에 대한 이해도도 다른 CEO에 비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과거 현대차증권에서 근무했던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든 것과 달리 현대차증권은 ‘위험’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당시 경영진들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밑에 직원들이 제안하는 것도 거절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설명했다.


◇ 상반기 최대실적 달성…IB·PI 부분 두드러진 성장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현대차증권 영업이익 추이 (단위 : 억원)


그러나 이 사장 취임 이후 현대차증권은 그야말로 ‘제 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역시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95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이익을 넘어섰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이 사장 취임 전 2016년 5.2%에서 올해 상반기 실적 연 환산 기준으로 11.6%로 불과 3년새 2배 이상 급등했다. 현대차증권의 ‘취약점’으로 불리던 우발채무 비중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6월 말 현재 현대차증권의 우발채무 비중은 55.2%로 이 사장 취임 전인 97.71%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렇듯 현대차증권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투자은행(IB) 부문과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IB부문과 PI부문을 중심으로 현장 전수실사를 통한 다각적인 리스크 점검을 실시했으며,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고 조기에 자금 회수를 통해 자본효율성을 높였다. 여기에 기존 IB사업본부를 3개 본부로 확대 개편해 IB 신사업 진출을 위해 외부 인력을 영입하고 신기술사업금융업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 대상 기업 금융업무도 확대했다.


◇ 지속적 대화로 노사 간 관계 회복 노력

▲현대차증권.


물론 이같은 실적은 이 사장의 힘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다. 직원들의 역량과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이 택한 것은 ‘소통’이다. 전임 사장의 경우 재직 당시 노사 간의 대화를 한 차례도 갖지 못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취임 직후 한 달 만에 노사 간의 대화를 재개하며 관계 회복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2014년 4월 현대차증권 노조 설립 이후 5년여만인 작년 12월에는 처음으로 임금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증권지부는 이달 27일에도 임금단체협약 상견계를 갖는 등 노사 간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28일에도 1차 실무교섭을 통해 진행해서 올해 주요 의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그들의 의견에 꾸준히 귀 기울이며 노사 간의 신뢰 관계를 두텁게 쌓은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반기에도 이 사장의 내실 다지기와 공격 영업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이용배 사장 취임 이후 꾸준히 힘을 쏟은 사업다각화 및 철저한 리스크 관리의 성과가 매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상반기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 보여준 괄목할 만한 성과 역시 이를 강하게 뒷받침한다. 앞으로도 축적된 역량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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