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11조 시대' 한투證 '압승' NH투자·KB증권 '바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12.12 12:02

저금리 기조에 운용부담 커졌지만…투자자 유입 증가
·신한금투 내년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 ‘주목

▲(주: KB증권 발행어음 잔고 세부 수치 미집계)(자료=각사)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발행어음 시장에 진출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 3사의 발행어음 수신잔액이 1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7년 발행어음 사업에 처음으로 뛰어든 한국투자증권이 수신잔액 1위로 입지를 굳혔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후발주자임에도 한국투자증권을 맹추격하면서 내년 발행어음 시장은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발행어음 표시이율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투자자들의 심리를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일문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올 10월말 기준 5조9800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원화 기준 3조4934억원, 외화 기준 4억5377만 달러로 2위에 올랐다.

3사 중 가장 늦게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든 KB증권은 올해 6월 3일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한 이후 이달까지 무려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으면서 후발주자답지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기업 대출·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원금 보장 상품은 아니지만, 증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예금자 보호 상품에 가까운 점이 특징이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고객들에게는 경쟁력 있는 금리상품을 공급하면서 기업들에게는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해 개인과 법인 고객을 두루 아우르는 진정한 투자은행(IB)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 받은 증권사 3곳은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인 발행어음으로 얻은 자본을 IB에 투자해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7% 증가한 15.57%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ROE는 8.3%로 지난해 보다 0.1% 포인트 감소했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ROE는 7.46%로 지난해 보다 0.09% 소폭 늘어났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의 발행어음에 관심을 보이면서 발행어음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증권사 입장에선 저금리 기조에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늘어나는 잔액에 역마진을 감수해야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 합의 등 대내외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금리를 더 높게 쳐주는 발행어음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몰릴 것이다"라며 "다만 발행어음 사업자 입장에선 운용부담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현재 발행어음을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며 "다만 증권사들은 운용처를 적극적으로 찾지 못하면서 오히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사 가운데 4번째로 발행어음을 영위할 유력 후보군으로는 ‘신한금융투자’가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재 자기자본 4조2320억원으로 내년 초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하면서 발행어음 사업자도 동시에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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