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명의 기부 1호’ 백광, 명예경주마로 ‘제2의 馬生’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25 23:13

마사회·서울마주협회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에 선정
국내 동물명의 기부 첫 사례…마주 기부 문화의 모범
서울마주협회, 사랑의열매에 취약계층 후원금도 전달

서울마주협회

▲지난 21일 경기 안성팜랜드에서 열린 명예경주마 '백광' 휴양목장 입사식 및 동물명의 기부협약식에서 조용학 서울마주협회 회장, 김진갑 한국마사회 말복지센터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국내 경주마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를 받아 난치병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해 경마팬들에게 감동을 줬던 경주마 '백광'이 명예경주마에 선정돼 은퇴 후 휴양목장에서 여생을 편하게 보내게 됐다.




25일 한국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기 안성 동물체험목장 안성팜랜드에서 명예경주마 '백광'의 휴양목장 입사식 및 동물명의 기부협약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백광의 마주(馬主)였던 고 이수홍 마주의 가족을 비롯해 조용학 서울마주협회 회장, 김진갑 마사회 말복지센터장, 신혜영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서울사랑의열매) 사무처장, 경마팬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은 현역시절 경주성적이 우수하거나 특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경주마를 명예경주마로 선정, 은퇴 후 전용 초지와 마방이 있는 휴양목장에서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해주는 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의 공동 동물복지 사업이다.


앞서 지난해 마사회와 서울마주협회는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 2027년까지 총 100억원을 공동 출연해 '더러브렛(경주마 품종) 복지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이 기금을 활용해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통산 9회 우승을 기록하고 은퇴한 경주마 '청담도끼'가 제1호 명예경주마로 선정돼 현재 안성팜랜드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번에 제2호 명예경주마로 선정된 백광은 2005~2011년 경주마로 활약하며 많은 경마팬의 사랑을 받은 경주마로, 질병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스토리가 명예경주마 선정의 배경이 됐다.




백광은 현역시절 대상경주 우승 등 승승장구하다가 경주마에게 치명적인 다리 질병으로 은퇴 기로에 놓였다. 이수홍 마주는 재기 여부가 불확실함에도 국내 처음으로 경주마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제공, 질병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이수홍 마주는 2009년 재기에 성공하며 차지한 상금 중 4000만원을 장애인 재활치료를 위해 기부, 장애인들이 백광처럼 부상을 딛고 재기하도록 힘을 보탰다.


이때 이수홍 마주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경주마 '백광'의 이름으로 기부했다. 국내 최초 '동물명의 기부'가 이뤄진 순간이다.


이후 국내 마주들은 이수홍 마주의 뜻을 계승하며 동물명의 기부를 이어갔다. 정영식 마주의 '당대불패', 최성룡 마주의 '지금이순간' 등 100여명의 마주들이 자신의 경주마 이름으로 기부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는 이날 동물명의 기부 1호 주인공인 백광이 명예경주마로 제2의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을 기념해 서울사랑의열매와 함께 동물명의 기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동물명의기부 착한경주마 협약식'과 '취약계층 후원을 위한 3000만원 기부금 전달식'도 가졌다.


서울마주협회 관계자는 “백광으로부터 시작된 동물명의 기부 프로젝트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며 “서울마주협회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5년간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지고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나눔사업을 실천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조용학 서울마주협회 회장은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은 한국경마를 빛낸 명마들이 행복한 여생을 보내도록 하고 경마팬이 좋아했던 명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사업"이라며 “오늘 행사는 한국경마의 경주마 복지와 사회공헌 역사에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김진갑 마사회 말복지센터장은 “명예경주마 휴양사업을 전국 확대하기 위해 제주지역에 휴양목장을 추가하고 올해 중에 명예경주마를 추가로 선정하는 등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2027년 100억원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마사회와 마주협회가 공동으로 조성중인 더러브렛 복지기금을 활용해 다양한 말 복지 사업을 펼쳐 동물복지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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