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로스쿨보다 사법시험 선호도 높아

심민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4.11.21 16:58

2017년 사법시험 폐지와 관련된 두 목소리

▲<사진=영화 '변호인' 스틸 컷>

[에너지경제] 영화 '변호인'에서 주인공은 사법시험에 내리 낙방했다. 그는 책을 처분한 돈으로 국밥집 외상값을 갚으러 갔다가 마음을 바꿔 헌책방으로 달려간다. 팔았던 책을 돌려받은 그는 막노동을 하며 다시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만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한 사법시험은
2016년 시행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앞으로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통해서만 법조인이 될 수 있다. 울산에서 독서실 실장을 하고 있는 김모씨(33)는 2002년 공군사관학교를 그만두고 일반대학에 진학해 사법시험을 준비했으나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체 마음고생이 크다.

그는
"사법시험이 2번 밖에 안 남아 로스쿨을 가고 싶지만 나이도 많고 고시준비를 하느라 학점이나 영어를 준비하지 않아 들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더군다나 1학기에 10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래서인지, 사회 일각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과 대한변호사협회가 공동 주최한 ‘희망의 사다리, 사법시험 존치의 필요성’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리기도 했다. 더구나 여론조사 결과 사법시험 선호도가 로스쿨 선호도를 압도적으로 앞서 눈길을 끈다.   

이날 토론회에선 그동안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통해 제기된 의견들 뿐 아니라 토론자들의 다양한 경험에서 우러난 견해들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 김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개인적으로 저는 불도저 운전수의 아들로 태어나 검사직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됐는데, 대한민국이 기회의 땅으로 남아있으려면 2017년 폐지될 사법고시가 유지돼야 한다"며 "로스쿨 제도와는 달리 학력과 나이, 빈부격차에 상관없이 누구나 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될 수 있던 사법고시제를 남겨 놓자는 것이 제 의견"이라고 밝혔다.

◇
로스쿨 입학 필요충분조건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
ㆍ운영에 관한 법률 제23조 ②항에 따르면 학사 학위과정에서의 성적, 법학적성시험 결과와 외국어 능력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하여야 하며, 그 밖에 사회활동 및 봉사활동에 대한 경력 등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법학 지식의 평가를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즉 로스쿨에 입학하기 위해선 법학적성시험 점수와 영어점수 대학성적
, 경력 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일본의 경우 로스쿨 입학전형에 법학 지식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는 법학 지식에 대한 평가를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보통의 대학원 입시에서 치뤄지는 전공 필답고사가 법학전문대학원에서는 금지된 것이다. 대신 학부성적과 영어성적, 법학적성시험 점수, 서류평가와 면접으로 입학생을 결정한다. 로스쿨 졸업 후 치르는 변호사 시험성적도 공개하지 못하도록 법률로 금지하고 있다.

결국 법학소양에 대한 평가는 졸업 후 변호사 시험과 로스쿨 재학 중 성적이 유일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5개 로스쿨 졸업생이 함께 치르는 변호사 시험성적이 공개되지 않고 합격 여부만 공개됨에 따라 출신 로스쿨의 네임 벨류와 로스쿨 성적이 취업시장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박재우 변호사(법무법인 정수)는 그의 칼럼에서 "변호사 시험성적이 비공개되면서 공사 단체에서 법률전문가를 선발함에 있어 법률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출신 로스쿨, 집안 배경, 특이 경력 등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능력 있는 지방 로스쿨 졸업생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도 본인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기회조차 없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사진=법률저널>

그동안 변호사시험 성적이 공개되지 않아 명문 로스쿨 출신과 유력 집안의 자제들이 로펌 입사와 검사 임용에 있어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가 라는 의문이 제기돼 왔다. 지난 3년간 검사 임용 통계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이 31명, 연세대 로스쿨이 16명, 고려대 로스쿨이 10명의 검사를 배출했다. 119명의 검사 중 57명이 스카이 로스쿨 출신이고, 지방대 로스쿨 출신은 21명에 불과했다. 수도권 로스쿨 출신 검사 수는 98명으로 약 80% 이상이 수도권 로스쿨에 치중해 있다. 출신 학부를 토대로 살펴보면 지난 3년간 선발된 로스쿨 출신 검사 119명 중 지방대 출신 검사는 3명에 불과했고, 스카이 학부 출신은 92명에 달했다. 현행 검사임용은 로스쿨 성적 등 서류평가와 검찰실무수습 성적 및 역량평가 등을 토대로 인품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게끔 되어 있다.

지난 7월 JTBC '썰전'에 출연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도 로스쿨 입학생의 세 가지 특징이 돈과 학벌, 나이라며 비판했다.

▲<사진=JTBC 썰전 스틸 컷>

그는“첫째로 돈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서울 명문대 출신이다”며 “마지막으로 나이가 어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강용석 변호사는“나이 많은 사람을 로스쿨에서 안 뽑는다”며 “로스쿨 입장에서는 서른이 넘은 사람이 자꾸 시험에 떨어지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로스쿨 입시의 불공정성에 대해 역설했다.

실제로 지난 6년간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한 지방대 학부 출신은 총 4명에 불과했다. 총 800여명의 입학생 중 4명만이 지방대 출신인 것이다. 새누리당 박창식(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합격자 153명 중 SKY 대학 출신은 132명(86.2%)이고 학교별로는 서울대 100명(65.4%), 고려대 16명(10.5%), 연세대 16명(10.5%)으로 나타났다. 기타 대학은 KAIST 5명, 경찰대 3명, 포항공대 1명, 서강대 1명, 성균관대 1명, 중앙대 1명, 경희대 1명, 숙명여대 1명, 외국대학 7명이다. 

한편, 나이 관련 통계도 공개됐다. 합격자 153명 중 만 25세 이하는 113명(73.9%), 26~28세는 25명(16.3%), 29~30세는 7명(4.6%), 31~32세는 5명(3.3%), 33~34세는 2명(1.3%), 35세 이상 1명(0.7%)이었다. 2013년도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의 경우에는 만 25세 이하가 81%에 달했고 30세 이상은 2%에 불과했다.

박창식 의원은 “서울대 로스쿨 합격자가 특정 대학과 주요 학과 졸업자에 편중되고, 사회 경험이 적은 나이 어린 합격자가 다수를 이루는 구조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경험을 가진 법조인을 배출하려는 로스쿨의 원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영어점수와 학점반영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 된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 중인 송모씨(28/연세대)는 학교와 학과에 따라서 학생들 수준이 다르고 학점취득의 난이도가 다를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사법시험을 준비 중인 김창운씨(33)는 로스쿨 입시에 영어성적을 반영하게 되면 외고나 해외파 출신 그리고 영문학 전공자가 유리하게 될 수밖에 없으며 사법시험의 경우 토익 700점만 넘으면 되었는데 로스쿨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로스쿨 입학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법학공부를 열심히 해왔는데 로스쿨 입시에서 법학시험을 치를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고시공부를 하느라 학점과 영어가 낮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일반 법과대학원의 경우 입학을 위해 전공필답고사를 치르는 반면 현재 시행 중인 법학전문대학원은 입학 시 전공필답고사를 치르지 못하도록 법률로 금지되어 있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사람을 법률가로 만들기 위해서다. 이에 반해 일본 로스쿨은 입학 시 법학 기본소양을 측정하는 필답고사를 치르고 있으며 필답고사를 통해 입학한 사람은 2년의 교육만 받으면 로스쿨 졸업이 허용된다. 반면 우리는 법학전공자와 비법학전공자를 3년간 구분없이 동일하게 교육하고 있다. 

비법학도의 경우 로스쿨에서
3년간 실무교육과 법학소양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로스쿨 출신의 법학실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왔다. 강용석 변호사는 '썰전'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는 실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반면 로스쿨 출신은 변호사 시험성적 공개도 안된다”며 “로스쿨 나왔다는 변호사를 보면 법률을 물어봐도 아무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금태환 영남대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생은 사시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창의성이 뛰어나다”며 “비교적 사회가 단순했던 과거엔 법학지식만 갖추면 법조인으로서 활동이 충분했지만 사회가 다원화·글로벌화되면서 법률문제를 해석·적용하는데 보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고 있다”며 로스쿨 출신 법조인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
경쟁력 있는 법조인 배출 가능? 실무 중심 특성화 교육?

지방 국립
A로스쿨 실무 교수는 “법대 시절과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시험 출제과목인 기본법을 가르치는 이론 교수들은 자신의 강의가 폐강될 염려도 없으니 강의 내용이나 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며 “로스쿨은 기본적으로 실무가를 길러내는 곳이기 때문에 수업방식도 이론과 실무를 접목하는 형태로 개선돼야 하지만 이론 교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로스쿨 내에서 그런 동기 부여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B로스쿨 교수는 “실무 교수 비율이 50%까지 높아지면 이론 교수들이 긴장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론 교수들이 똘똘 뭉쳐 반대하기 때문에 실무 교수 확충 논의는 교수회의 벽을 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이론 교수는 학생들 불만에도 고루한 수업방식을 고집하며 연봉 산정에 도움이 되는 논문 실적 내는 데만 집중하는 모습까지 보인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로스쿨 인가 기준인 실무교수 20%를 형식적으로 겨우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법률신문>

각 로스쿨이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전임교수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5개교에 변호사 자격을 가진 실무 교수는 모두 258명으로 전체 전임교수 908명 가운데 28.4%에 불과했다. 이 같은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무려 13개교에 이른다. 아주대와 충북대 로스쿨은 20%도 안 된다. 고려대 등 10개교가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장 높은 성균관대도 37.2%에 불과한 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 당초 로스쿨 설립 취지였던 특성화 교육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특성화 교육을 통해 전문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당초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
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로스쿨 중 특성화 과목을 일정 학기 이상 이수해야 한다는 규정을 둔 대학은 6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스쿨 특성화 과목이란 다양한 분야의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기 위한 강의로 건국대학교
(부동산) 서울시립대학교(세무·조세) 이화여대(여성) 중앙대학교(엔터테인먼트) 한국외국어대학교(국제지역) 인하대학교(물류) 부산대(해운) 등 대학마다 특성화된 학문을 법학과 접목해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로스쿨생들은 이 같은 로스쿨 특성화가 법률시장에서 요구하는 것과 거리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 서울의 한 대학 로스쿨생은 “로스쿨 3년 동안 특성화 과목을 이수했다고 그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겠느냐”며 “로스쿨에서 특성화라고 내세우는 분야도 사실 법률시장에서 요구하는 분야가 아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2년간 전국 로스쿨이 개설한 특성화 강의 941개 중 18.9%(178개)는 수강신청 인원 미달 등 이유로 폐강됐다. 특성화 과목 5개 가운데 1개 꼴로 폐강되고 있는 것이다. 특성화 과목의 폐강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대학교로 20개 강의 중 65.0%(13개)가 폐강됐다. 이어 ▲영남대학교 50% ▲서울시립대 46.9% ▲서강대학교 34.6% 등의 순으로 폐강률이 높았다.

로스쿨 교수들은 특성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배경으로 비법대 출신이 늘어난 점과 변호사 시험과목을 꼽았다. A대학 로스쿨 교수는 “매년 비법대 학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들은 민법, 형법, 상법 등 주로 기초법률 강의에 몰리기 때문에 특성화 과목에 대한 수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B대학 로스쿨 교수는 “올해 초 치러진 변호사 시험 평균 합격률이 87%로 높게 나타났지만 학생들은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며 “여기에 취업난까지 겹치면서 시험과 취업에 유리한 과목만 골라 듣는다”고 말했다.

◇
로스쿨 앞날은? 선발 불공정성과 고비용 해결이 관건

현행 로스쿨 제도가 드러내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정성평가 비중이 높은 측면에 기인한 대리 자소서 문제, 연령 차별,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이 로스쿨에 집중되는 경향, 로스쿨 교수의 자녀가 부모와 같은 로스쿨에 다니는 사례 등이 불공정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로스쿨을 준비 중인 송모씨
(28/연세대)도 "자기소개서에 성장과정을 작성할 때 대법관인 할아버지의 엄격한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거나 국회의원인 아버지가 늦은 시각까지 법률안을 만드는 것을 지켜보며 법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쓴 사람이 입학전형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서류평가의 판단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준비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배석준 한국경제신문 기자는 취재경험을 통해
“도입 초창기에는 고비용 문제가 주로 언급됐지만 지금은 불공정성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3년 단기법조경력법관 선발시험에서 현재 마지막 면접시험만을 남겨둔 지원자 76%가 로클럭 출신인 점을 들며 특목고에서 SKY 로스쿨로 진학하고 다시 대형로펌을 거쳐 판사로 임용되는 불공정의 순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양재규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은 이러한 불공정과 관련 
“법률지식을 검증하는 객관적 시험인 변호사 시험의 성적 비공개로 인해 특히 지방대 로스쿨 출신은 취업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취업시 변호사 시험성적을 반영하지 않으면 학부나 로스쿨에 대한 외부적 평가가 크게 작용할 것이고 로스쿨 학점을 신뢰할 수 없는 처지여서 취업 기회가 서울권 로스쿨에 집중될 것”이라며 변호사 시험성적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조인 양성의 다양한 루트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 이를 위해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을 최소한으로 존치시키고 나아가 방송통신대 로스쿨이나 야간 로스쿨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로스쿨의 한해 학비는 국립대는 1052만 원, 사립대는 2075만 원이다.

교재비와 기숙사 비용까지 합치면
3년간 6000만∼1억원이 든다. 한해 평균 2000만원 이상 교육비를 댈 수 있는 가정형편이 아니라면 로스쿨 진학은 ‘언감생심’인 게 현실이다. 하지만 방통대 로스쿨이 도입될 경우 저렴한 학비로 법조인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4월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의원이 주최한 '예비시험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박경신 교수(고려대)는 “야간대 로스쿨이나 방통대 로스쿨을 도입하면 장학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제적 약자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지난해보다 10%p 떨어진 67%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현행 변시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앞으로 30%대까지 합격률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변시에 떨어진 인원은 매년 추가되는 반면 선발인원은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
사법시험 존치가 해결책? 로스쿨 측 입장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법학전문대학원교수협의회·한국법학교수회는 10월17일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로스쿨 출범 6년의 현황과 과제' 공청회를 열고 "사법시험 존치에 대해 로스쿨제도 훼손이라며 불가"를 주장했다. 로스쿨 제도 개선과 관련, 로스쿨인들이 공청회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결집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창록 교수는 예비시험 도입과 사시 존치는 교육을 통하지 않고서 법률가가 될 수 있는 우회로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며 "지난 10년간의 논의 끝에 도입된 로스쿨이라는 사회적 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이 기회의 공정성을 이유로 존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김 교수는
"암기 위주의 사시로는 우수한 법조인을 배출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것"이라며 "사시 존치는 낡은 제도에 매달리는 퇴행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사시는 매월 100만원 이상 들여 5년 넘게 공부해도 100명 중 3명만이 합격하는 시험"이라며 "사시를 존치시키면 젊은이들이 시험에만 매몰되는 등 누누이 지적돼온 사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고 강조했다. 

◇
해법은? 상어와 열대어가 같이 있어야 죽지 않는다?



외국에선 원양어선으로 열대어를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해 수족관에 상어를 한 마리 넣어둔다고 한다
. 열대어만 있을 때는 반 이상이 폐사하지만 상어를 함께 넣으면 자연생태계와 비슷한 환경이 유지돼 열대어의 운동성이 활발해지고 병들거나 폐사하는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수족관에서 상어 역할을 할 사법시험을 존치시켜 지금의 로스쿨이 퇴보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는 않을까
? 이러한 관점에서 임영익 변호사는 지난 18일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토론회에서 “로스쿨 제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사법시험 선발인원을 로스쿨 정원의 10%인 200명으로 제한하면 로스쿨 성장과 국민의 선택권 보장이 가능하다”며 사법시험과 로스쿨의 병존으로 서로 간 경쟁을 통해 발전을 담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2017년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예비시험 도입과 사법시험 존치 그리고 방송통신대 로스쿨 도입 등을 두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사법시험을 폐지한 일본은 경제적,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2011년부터 사법시험 예비시험이라는 우회로를 두고 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돈이 없어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예비시험이나 사법시험의 존치는 의미가 있다.

▲<사진=법률저널>



이와 관련해 우리 국민은 법조인 양성제도에 대해 여전히
‘사법시험 일원화’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률저널이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법조인력 양성제도’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법조인 양성제도로 로스쿨과 사법시험 중 어느 하나의 제도로만 해야 한다면 어느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인 49.9%가 ‘사법시험으로 일원화’를 꼽았다.

반면
‘로스쿨로 일원화’는 38.9%에 그쳐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여 국민은 여전히 로스쿨보다 사법시험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법시험 폐지까지 1년 정도 시간이 남은 가운데 로스쿨 측과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는 측간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