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슈 현장 : 정윤회 게이트 진원지, 평창 말 목장을 가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4.12.16 07:48

어린 딸 전 처 명의 말 목장 부지 6만여 평 달해, 무허가 건축물 그대로 사용

[에너지경제 송찬영 기자]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정윤회 게이트’(위키백과사전 명명)의 주인공 정윤회 씨가 검찰조사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발단이 된 딸 정 모양의 승마대표 선발과 관련, 한 때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평창지역 말 목장 운영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씨의 평창지역 땅 구입과 말 목장 추진 과정, 그리고 땅에 대한 소유권을 딸 정 모양에게 이전하는 과정은 베일에 가려졌던 정씨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윤회씨가 2004년 구입한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양피리골 토지. 왼쪽에 건물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목장용지로 개간한 흔적이 보인다.

 본지가 15일 단독으로 확인한 결과, 정씨는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 양피리골 산 191번지를 비롯해 842번지(1197제곱미터, 임야), 848번지(9,309제곱미터, 임야), 849번지(235제곱미터, 대지) 산 184번지(248,132 제곱미터), 184-5번지(30,389 제곱미터, 목장용지) 등 약 23만여 제곱미터(약 6만여 평) 규모의 임야와 목장 용지를 집중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가 당시 이들 땅을 구입한 지역은 영동고속도로 장평 IC에서 약 10분 거리이며, 평창올림픽 개최와 관련 서울 강릉 간 고속철 정거장이 건설되고 있는 용평면 재산리에서 15분정도 떨어져 있는 위치이다. 또 땅이 위치해 있는 도사리 마을을 관통하는 군도에서 농로를 따라 약 1Km정도 떨어져 있는 산 정상 부근에 있다.

정씨는 이들 땅 중 842번지를 비롯한 8필지는 2004년 3월25일에, 산 191번지는 2005년 8월 12일에 부인 최 모 씨와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후 정씨는 2011년 7월27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분(전체 5/10)를 딸인 정 모양에게 이전했다. 나머지 5/10를 소유하고 있는 부인 최 모 씨는 정 씨와 최근 이혼하기 전인 올해 3월 25일 개명을 이유로 명의를 변경했다. 따라서 법적으로 정씨가 현재 평창지역에 소유한 토지는 없는 셈이다.

본지가 이날 오전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정씨의 전 부인 최 모 씨와 딸 정 모양 소유의 일부 임야는 밭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평창군 진부면에 거주하고 있는 최 모 씨가 올 가을 고들빼기를 심어놓은 상태다. 임야 중간에는 무허가 샌드위치 판넬 조립식 건축물이 들어 서 있었다.

▲목장용지 중간에 지어져 있는 조립식 건물. 이 건물은 불법건출물로 정씨가 구입하기 이전에 지어졌다.

군도에서 정씨가 소유했던 집까지는 농로를 따라 전신주가 50m 간격으로 줄줄이 늘어서 있었고, 밭까지는 최근 공사한 듯 한 시멘트 포장이 돼 있었다. 마당은 올 한해 예초작업이 없었던 듯, 풀이 무성했고 현관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현관문 앞에는 남성 것으로 보이는 등산화와 운동화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관할 행정기관인 용평면사무소에 문의한 결과, 건물은 정 씨가 매입 전 지어졌던 무허가 건축물로 현재 건축물 대장에 등재되지 않은 불법 건축물 이었다.

도사리 마을 주민인 이돈한(75세) 씨는 “2000년 중반 말 농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그 땅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린 딸이 말을 잘 타서 말 농장을 한다는 말이 있었다”며 “마을 사람들은 딸을 아주 예뻐하는가 보다 했고, 말 농장이 들어오면 마을이 발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정윤회가 누군지도 몰랐고, 본 사람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집앞에 나란히 놓인 남자 신발 두켤레. 이 신발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그는 “여자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작년 가을경쯤 7천 만 원을 들여 전기를 놓았고, 지금까지 총 4억 정도가 들어갔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건물에는 사람이 살았다. 돈이 끊겨 농장이 철수한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윤회 씨가 소유했던 토지 인근에 임야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이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전진구 씨(68세)는 “정윤회 씨가 누군지 잘 알지 못했고, 밭에 길을 내는 문제로 서울 신사동 소재 당시 정씨 집을 두 번 찾아갔지만 못 만났다”며 “그가 땅 구입한 초기, 딱 한번 얼굴을 봤는데 최근 TV를 보니 바로 정 씨였다”고 말했다. 

전 이장은 “땅 관리는 문 부장(형석)이라는 사람이 하고 있는데, 그 땅은 진부면 소재 사람이 농사짓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이장은 또 목장 허가와 관련, “정 씨가 그 땅을 구입하기 전 소유자가 불법 개간으로 실형을 산 일이 있었지만, 그 이후 불법적인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평창군 관계자는 "자신이 근무했던 2012년 6월 이후 해당 지번에 대한 신청과 취소는 없었으며, 관계자도 만난 적이 없다”며 “그 이전 목장용지 신청 시기나 신청자는 개인정보관련 사항이므로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윤회씨가 소유했던 토지로 가는길. 소복히 쌓인 눈길에는 고라니 발자국과 누군가 다녀간 듯 사람 발자국이 나있다.

한편, 이 지역 부동산 중개소들을 취재한 결과, 이 땅들 중 14만 제곱미터(약 4만여 평)은 대단히 좋은 위치의 땅으로 평가됐고, 나머지는 경사가 급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 땅들은 목장용지 4~5만원, 임야는 1~2만 원 선에서 거래가 가능하나, 땅 규모가 크고 목장의 경우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기 때문에 거래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고로 산 191번지 임야는 공시지가로 제곱 미터당 2330원, 산 184-5번지는 2,810원, 산 191-2는 554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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