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 ‘싱크홀’, ‘산사태’ 감지 기술 독자 개발…상용화 진입
싱크홀…지하수위 강하(降下)가 주 요인,지하 암반내 절리구조 파악이 핵심
산사태…‘음향 모니터링 기술’ 이용, 흙입자 움직임 감지 통해 예보 가능
서울시 도로함몰 발생지 지하철노선 일치…직하부 고속도로 건설 ‘치명적’
[에너지경제 여영래기자] 2011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지난해 서울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서 발생한 거대한 싱크홀에 이어 올해들어서도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도심지 도로함몰 현상으로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해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로함몰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지하 상하수관 누수를 광케이블을 통해 실시간 감시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상하수도 누수탐지 기술’과 산사태 전조 신호를 온도와 소리로 미리 감지할수 있는 기술 등을 독자 개발에 성공, 상용화에 나선 국내 중소기업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구조물진단 전문 벤처기업인 (주)소암컨설턴트. 이 회사 김중열 대표를 지난 17일 대전시 유성구 관평동 대덕 테크노밸리 내에 소재한 회사에서 만났다.
최근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갑작스런 도로꺼짐 현상 즉 ‘싱크홀’ 발생이 빈번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싱크홀의 원인은.
대부분 지하수위의 강하(降下)에 기인한다. 지하수위 강하의 주요 요인으로는 △도시화 진행에 따라 아스팔트, 콘크리트와 같은 불투수 지표의 확대로 빗물의 지하침투가 급격히 감소하고 △생활 및 공업용수 사용량 증가에 따라 지하수의 과다 채수 △지하철, 고층빌딩 등 지하 인공구조물 건설 확대에 따른 지하수 유출량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지하수위 하락으로 표토층의 수평적 불균질성은 역학적으로 상·하수관로의 변형을 유발하고, 파이프에서 흘러나온 물은 다시 지하 공동화를 부추기게 돼 싱크홀 발생은 확대될 수 있다.
UNESCO(국제협력을 통해 평화·안전에 기여하는 UN산하 교육과학문화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지반침하의 80% 이상은 지하수 과잉개발에 의해 나타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소암컨설턴트가 독자 개발,상용화에 나선 광케이블을 이용 상하수도 누수 탐지 기술 개념도.
귀사가 독자 개발한 싱크홀 모니터링 기술을 소개한다면.
싱크홀 모니터링을 위한 현존 국내 기술은 시추코어에 의한 수리지질조사, 투수시험, 양수시험, GPR(Ground Penetrating Rader, 싱크홀 탐지장비)탐지 등이 있으나 싱크홀 문제를 대처하기에는 크게 미흡하거나 불확실해 새로운 차세대 기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싱크홀 모니터링은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성공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발생 원리와 주변 상황을 고려해 다양하고 입체적인 방법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싱크홀 모니터링을 위해 당사가 개발한 핵심 기술을 소개하면 ‘절리구조 3차원 입체 영상화기술’과 ‘다점온도 모니터링 기술’ 그리고 ‘광케이블 이용 기술’ 등 크게 3가지다.
‘절리구조 3차원 입체 영상화기술’은 싱크홀 모니터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하수 유동의 통로가 되는 암반내 ‘절리구조’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시추공벽을 초음파로 스캐닝한 후, 자료를 분석해 지하암반내 지하수 유동경로인 절리의 발달 상태를 3차원 공간에 표현하는 기술이다.
또한 ‘다점온도 모니터링 기술’이 있는데 지반내 최대 250개까지 다수 온도센서를 임의 배열로 장착, 입체적으로 온도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지하수 유동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온도측정방식의 새로운 개념으로 점온도 측정방식과 대비해 다점온도 모니터링(분포형 온도측정기법, Distributed Sensing)이라고도 한다.
이 기술의 특징은 지하수 모니터링을 단순 수위와 수온측정 차원에서 지하수 유동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획기적으로 발전시켰고, 이를 통해 지하내부의 암반거동, 지반보강 효율성까지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광케이블 이용 기술’은 이미 많이 소개된 기술중 하나다. 광케이블을 통해 되돌아오는 산란파를 측정해 광케이블 주변의 물리량을 측정하는 기술로, 어떠한 센서의 부착 없이 단순히 광케이블을 포설하는 것만으로도 30km 거리를 0.5m 간격으로 온도와 변형률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실시간 누수탐지를 필요로 하는 상·하수도 설비에 본 기술을 적용한다면 매우 경제적으로 실시간 누수탐지와 지반침하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최근 서울시는 도로꺼짐 현상을 ‘싱크홀’이 아닌 ‘도로함몰’ 로 정의하고 나섰는데.
‘싱크홀’과 ‘도로함몰’은 결국 지반 내 공동(空洞) 형성으로 인한 지표 현상으로, 발생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산사태 전조 신호를 미리 감지, 조기에 예보할 수 있는 기술시스템에 대해 설명한다면.
산사태 과정에서 흙입자는 마찰음을 발생하나 그 크기는 매우 미미할 뿐 아니라 흙 자체의 높은 흡수성으로 인해 이를 감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다.
당사가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이러한 흙입자의 움직임을 WG(Active Waveguide)라고 불리는 소위 ‘대리 매체’를 통해 감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감지된 음향의 에너지나 이벤트 빈번도는 흙의 슬라이딩 속도와 연관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어 이러한 원리를 이용, 산사태를 예보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 음향(AE: Acoustic Emission)모니터링 기술이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산사태 예보를 위해 이미 음향모니터링을 기법을 개발, 실용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현장의 열악한 조건을 반영하는데 미흡해 실용화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당사에서는 산림청 산림과학원의 위탁연구로 제품의 내구성에 중점을 둔 모니터링 장비인 ‘AEMo’을 이미 개발 완료한 상태다.
또 흙입자의 움직임을 유발하는 지반내 물의 침투(Seepage)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다점온도 모니터링 기술’을 융합, 산사태 모니터링의 완성도를 높였다.
따라서 이 기술의 적용을 확대할 경우 과거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대형 국가재난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개발 완료한 기술의 해외시장 진출 계획 및 활용 범위는
싱크홀과 산사태 예보 문제는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올라 있다. 도시화 진행에 따라 싱크홀 발생은 앞으로도 매우 중요한 생존문제로 다가올 것이며,
이를 미리 감지해 국가 재난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차세대 모니터링 기술’의 수요는 앞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초고층빌딩, 댐체, 터널, 교량, 지하철, 고속철도, 항만, 지하저장고 등 거의 모든 대형구조물에서의 지반과 구조물 안정 모니터링은 국가재난 방지를 위해 국제적으로도 큰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다.
이 같은 기술시장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 올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 하에 해외시장 조사와 판매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외국의 실태는.
싱크홀의 경우 해외에서도 다양한 기술들이 검토되고 있으나, 부분적인 성과에 그친 상황으로 실효성 있는 모니터링 단계까지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앞서 설명했듯이 당사가 개발한 ‘절리구조 3차원 입체 영상화기술’, ‘다점온도 모니터링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독보적인 기술이며, ‘광케이블 이용 기술’의 경우 선진국조차도 싱크홀 탐지분야에는 적용하지 못한 기술이다.
또한 산사태 예보 문제 역시 해외에서도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음향모니터링 기술’이 개발돼 실용화에 노력하고 있으나 현장여건을 반영하지 못해 기본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고 우리의 경우처럼 실용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실정이다.
도로함몰 사고가 빈번한 서울시 등이 제시하고 있는 대책에 대해선.
서울시는 도로함몰로 인한 인명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하공동 탐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이더를 이용한 지하공동을 탐지하는 GPR개발 및 도입, 지하구조맵 작성, 누수탐지를 위한 로봇개발 등이 그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사항은 최근 들어 빈발하게 발생하는 서울시내 도로함몰은 지하철노선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서울시는 오히려 지하철 노선 직하부에 지하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도로함몰을 예방하기 보다는 되레 부추기는 것으로 자칫 대형 재난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귀사가 보유 또는 개발 중인 또 다른 신기술이 있다면.
현재 과학영농분야에도 당사의 기술을 적용,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다. ‘다점온도 모니터링 기술’을 영농분야에 접목시킨 기술이다.
농산물 재배 하우스의 온도 등 생육환경을 3차원적으로 모니터링해 제어할 수 있는 장비인 DTHi(분포형측정장비) 개발을 완료,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농식품 ICT 융복합’ 사업에 적용해 농작물 재배 과학화에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탄성파의 도달주시를 관찰해 진원지를 규명하는 ‘미소진동 기술’을 통해 ‘GMO’라는 장비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이 장비는 지반침하 모니터링, 셰일가스 탐사 분야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또한 토양내 중금속 등 오염물질을 자동으로 분석해 모니터링 하는 장비인 ‘MoPET’도 개발, 현재 수질 및 광산배수 모니터링에 활용하고 있다.
김중열 대표는…
-1971 서울대 공과대학 자원공학과 졸업(공학사)
-1980∼1984 베를린 공과대학 물탐연구소(이학박사), 책임연구원
-1986∼2002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1993년 부산 구포역 열차 전복사고 지표함몰(싱크홀) 거동 분석 전문가로 참여
-2003년 세계최초 절리구조 3차원 입체영상화 기술 개발
-2002∼현재 (주)소암컨설턴트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