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결국 용산에 남는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8.16 14:49

면세점 입점 아이파크몰 가치 상승…이미지 높이고 협업 유리

현대산업개발1

▲HDC신라면세점이 들어설 서울 용산구 소재 용산 아이파크몰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에너지경제 이정우 기자]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지난달 호텔신라와 손잡고 ‘HDC신라면세점’이란 이름으로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에 들어선다. 이에 따라 현산이 4년 간 ‘용산시대’를 접고 강남에 다시 입성할 것이란 얘기가 오르내렸으나 결국 현산은 용산 잔류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선 용산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경우 면세점과 관련된 다른 사업에 진출할 의도가 깔려있다는 의견도 흘러나온다.

◇아이파크몰 몸값 상승…시너지 효과 기대

우선 유형의 가치 측면에서 현산이 용산에 남는 것이 이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면세점 입점으로 용산 아이파크몰의 ‘몸값’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산은 본사 사무실로 아이파크몰 8층 일부와 9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HDC신라면세점이 입점하게 된 아이파크몰은 면세점 공간 확보를 위해 상가구성(MD)개편 중이며 3~7층까지 총 6만5000㎡의 면적을 면세점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2만7400㎡에는 400여 개의 브랜드를 유치하고 3만7600㎡에는 한류 공연장, 한류 관광홍보관, 관광식당, 주차장 등 연계시설을 조성한다. 이 건물 3~7층에는 현재 디지털전문점, 옷 가게 등이 입점해 있다.

내년 1월 초 면세점이 오픈하게 되면 아이파크몰 가치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늘면서 상권이 활성화되고 건물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유광민 젠스타 책임연구원은 "면세점이 들어오면 기존보다 매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임대료 상승은 매출 이익과 연관돼 있기에 향후 임대료가 더 올라가고 건물의 가치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파크몰 인근 A중개사 대표도 "면세점 입주로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고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며 "아이파크몰 가치는 분명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대료 수입 부수적…"면세점 연관 사업 추진"

현산이 강남 삼성동 사옥으로 이전하지 않음에 따라 더 많은 임대료 수입도 챙길 수 있다.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7월 강남권과 서울기타권 오피스 빌딩의 ㎡당 임대료는 각각 2만4200원과 1만5800원이다. 하지만 임대료 수입은 2차적인 문제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면세점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용산 잔류가 결정되지 않았겠냐"며 "임대료 수입은 부수적인 요소이고, 상권이 활성화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사 이전은 이득을 따져 움직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 회사의 전략과 경영방침에 따라 좀 바뀔 수 있다"며 "임대료 수입은 고려 대상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면세점 사업과 연동한 아이템을 추진하기 위해 용산 잔류를 택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용산은 향후 이슈 지역으로 여기에 본사를 두는 게 강남보다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자원 배분 측면이나 면세점 사업과 연관된 다른 사업을 하기에도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제고 차원…협업 유리"

현산의 이미지 제고에도 용산 잔류가 낫다는 분석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인 면세점 사업 수주 후 ‘아이파크’(현산의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며 "용산 잔류가 사세를 확장할 수 있으니까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면세점 허가권을 따낸 좋은 터를 굳이 떠날 이유가 있겠느냐"며 "용산에 남는 것이 협업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김희방 현산 홍보팀장은 강남 재입성설에 대해 "현산이 쓰고 있는 아이파크몰 사무실을 계열사인 HDC신라면세점 신설법인에 내주는 것을 논의한 결과 옮기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런 나온 배경에 대해선 "공간이 충분해 배치가 다 되고 굳이 (우리가) 옮길 이유가 없다"며 "면세점을 하는 쪽에서도 협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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