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24번째 부동산 대책엔 현장 소리 담길

송경남 2020-11-02 17: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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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남 건설부동산부장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품귀가 심화되면서 올가을 전세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70주 연속 상승했고,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5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 공급부족 수준을 보여주는 ‘전세수급지수’도 서울과 지방을 막론하고 지난달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가 다르게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신고가를 갱신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전세난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전세 보증금 마련을 마련하는데도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기)을 해야 할 판이다. 현장에서는 전세계약을 놓고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웃돈까지 오간다는 서글픈 소식도 들려온다.

정부와 여당은 얼마전 전세시장이 불안해지자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러나 돌연 ‘조금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유는 홍남기 부총리의 발언을 통해 확인된다. 홍기 부총리는 지난달 말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셋값 상승은 "임대차 3법 등 새 제도가 정착돼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다양한 정책 이외 요인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금리 기조 등 정책 요인과 가을 이사철 계절요인, 코로나로 연기됐던 신규 입주 수요(혼인) 등 불안 요인이 합쳐졌다"라고 부연했다. 그리고는 "정부는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분석하고 고민할 예정"이라고 했다.

무리하게 도입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으로 전세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는데도 정부는 ‘저금리’, ‘가을 이사철’, ‘신규 입주 수요 증가’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대책 발표를 미룬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전세 대책으로 내놓을만한 뾰족한 방안이 없어 가을 이사철과 결혼시즌이 끝나기까지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섣불리 대책을 내놨다 효과도 없다는 비판을 받기 보다는 발표를 연기하는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전세 대책으로 월세 세액공제 확대와 임대주택 공급을 앞당기는 것을 검토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무(無)효과’를 우려했다. 월세 세액공제는 일부 월세로 사는 일부 임차인들에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전세 물량을 늘리거나 전셋값을 낮추는 데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최대한 앞당긴다고 하더라도 실제 공급까지 최소 2년 이상 걸린다.

이런 가운데 문제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세시장을 기필코 안정시키겠다"면서 "임대차법 안착과 질 좋은 공공 임대아파트 공급하겠다"라고 했다. 임대차법이 안착되면 전세시장이 안정될까?

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2+2년)이 시행되면 전세 매물이 줄고, 임대료 인상을 5%로 제한하면 집주인들이 4년 뒤의 시세를 감안해 보증금을 올려 단기간에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말들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1989년 임대차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을 때 전셋값이 4~5개월 오르다 안정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일시적인 혼란이 왔다 곧 사라질 것으로 확신했다.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정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따라서 정부가 24번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면 이번에는 반드시 시장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

지금의 전세대란은 각종 세제·대출 규제,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인해 전세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져서 빚어진 영향이 크다. 전세 물량의 즉각적인 증가를 위해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낮춰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하거나, 취득세를 낮춰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 특히 표준임대료제 도입, 신규 주택에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시장개입형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그동안의 부동산 대책은 집값은 못 잡고 부작용만 양산했다. 24번째 부동산 대책에는 시장과 현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담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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