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잇달아 신작 출시를 예고하면서 올 연말 국내 게임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창사 20주년을 맞이한 넷마블과 위메이드가 출시하는 모바일 신작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들은 각자의 히트 IP(지식재산권)인 ‘세븐나이츠’와 ‘미르의 전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신작을 각각 출시한다. 그밖에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등도 모바일 신작으로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모바일 게임들 틈에서 PC온라인 게임 ‘엘리온’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게임업계 ‘루키’로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주목받은 양사는 이 작품을 통해 회사의 본업인 게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각오다.
◇ 넷마블 ‘세븐나이츠’ VS. 위메이드 ‘미르의 전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세븐나이츠2’와 위메이드의 모바일 MMORPG ‘미르4’가 올 연말 모바일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와 위메이드의 ‘미르4’는 모두 각 사를 대표하는 히트 IP(지식재산권)이다. 두 게임 모두 현재 사전예약을 진행 중이며, 양사는 유동인구가 많은 밀집지역에 대형 옥외 광고물을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상태다.
넷마블은 신작 ‘세븐나이츠2’를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나이츠2는 글로벌 6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넷마블의 대표 IP ‘세븐나이츠’의 정통 후속작으로, 전작의 20년 후 세계를 다루고 있다.
원작 ‘세븐나이츠’는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국내 뿐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장기 흥행 타이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국산 게임 불모지로 불렸던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3위를 기록하며, 한국 모바일 게임의 저력을 보여준 사례로 손꼽힌다.
넷마블의 이번 신작은 고퀄리티 3D 실사 캐릭터, 영화 같은 스토리, 모바일 게임 최초의 실시간 그룹 전투 시스템 등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게임개발을 총괄한 김정민 넷마블넥서스 PD는 "세븐나이츠의 정통 후속작인만큼 전작의 재미를 어떻게 계승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세븐나이츠 장점은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다는 점이다. 이 캐릭터들을 고퀄리티 실사를 통해 보다 역동적인 액션, 디테일한 표정 연기로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넷마블 한지훈 사업본부장은 "세븐나이츠2는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다. 출시 후 시나리오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길드 관련 콘텐츠도 추가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2’를 기반으로 한 웹 예능과 웹툰 ‘세븐나이츠: 다크서번트’를 준비 중이다. 또 유튜브 채널 ‘세나TV’에서는 보이는 라디오 콘셉트로 ‘세븐나이츠2’ 세계관을 다루는 ‘들어보세나’를 선보이고 있다. 그밖에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를 기반으로 한 첫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도 오는 5일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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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서울 테헤란로 부근에 위치한 케이팝 스퀘어, 현대백화점 H-wall,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건물 외벽 등에 ‘세븐나이츠2’의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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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나이츠2 대표이미지. |
‘미르4’는 위메이드의 간판 IP인 ‘미르의 전설2’를 계승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작에서 500년이 흐른 뒤의 장대한 서사를 그린다. 미르 대륙을 배경으로 한 압도적인 스케일의 케이-판타지(K-FANTASY) 세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위메이드의 대표 IP인 ‘미르의 전설2’는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한류 게임’의 원조로 손꼽힌다. ‘열혈전기’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1년 중국에 진출한 ‘미르2’는 출시 1년 만에 중국 동시접속자수 35만명을 달성했으며, 2004년에는 중국 게임시장 점유율 65%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국민게임으로 떠올랐다. 이후 2005년에는 중국 동시접속자수 80만명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2009년에는 중국 내 회원수 2억명을 돌파했다. 2011년에는 단일 게임으로 세계 누적 매출 2조2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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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는 서울 삼성동 SM타운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강남역 인근, 부산역 등지에서 ‘미르4’의 옥외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옥외광고물. |
엔씨소프트와 스마일게이트, 조이시티 등 굵직한 게임사들도 연말 게임 시장에 모바일 신작을 선보인다.
엔씨소프트의 신작 모바일 MMORPG ‘트릭스터M’은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한 게임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보물이 묻힌 땅을 뚫는 드릴 액션으로 유명한 게임 ‘트릭스터’를 잇는 후속작이다. 원작에서 사랑받았던 ‘2D 도트 그래픽’과 ‘드릴 액션’은 이번 신작에도 그대로 이식됐다. 이 게임은 사전예약 시작 이틀 만에 예약자수 100만명을 넘긴 상태다.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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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스터M 대표이미지. |
권익훈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본부장은 "마술양품점은 신규 IP이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쌓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마술양품점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홍보 모델인 오마이걸의 시너지가 잘 맞아 떨어지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정식 출시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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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양품점 대표 이미지. |
한편 조이시티는 이달 중 웹툰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새 회사는 ‘프리스타일’ ‘건쉽배틀’ ‘주사위의신’ ‘룰더스카이’ 등 회사의 주요 IP의 웹툰화 작업을 추진하고, 웹툰 IP를 바탕으로 게임 제작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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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엔드리스워 관련 이미지. |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잇는 게임업계 ‘슈퍼루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PC MMORPG ‘엘리온’으로 존재감을 과시할 예정이다. ‘엘리온’의 정식 출시일은 오는 12월 10일이다.
엘리온은 특별한 힘의 원천으로 갈 수 있는 거대한 포탈 ‘엘리시온’의 작동권을 두고 두 진영이 벌이는 치열한 전쟁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지난 2017년 당시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서 ‘에어(A:IR)’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됐다가 올해 초 이름을 바꿨다. 이용자 간 대규모 전투와 화려한 그래픽, 다양한 콘텐츠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발사 크래프톤과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IPO(기업공개) 이후 첫 신작이라는 점에서, 또 크래프톤이 IPO 직전 내놓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PC MMORPG의 안정적인 서비스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이자,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상장 직전 개발역량을 과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업계는 이 작품이 오랜만에 나오는 신규 PC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개발비와 개발기간이 적게 소요되는 모바일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엘리온은 지난 2018년 11월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인 ‘로스트아크’ 이후 2년 만에 나오는 PC MMORPG다. 업계는 현재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 엘리온의 경쟁자가 없다는 점에서 흥행을 높게 점치고 있다.
다만 ‘엘리온’이 유료 이용권을 구매한 뒤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바이 투 플레이(Buy to play)’를 수익모델로 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유료 이용권 모델이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는 기여할 수 있을 수 있지만, 게임의 대중적인 흥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PC사업 본부장은 "무분별한 작업장 캐릭터 난입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과 불법 거래를 최소화함으로써 선량한 이용자 간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방침의 일환"이라며 "이용권 구매 유저와 초대권 유저, PC방 접속 유저 등에게만 선별적으로 쾌적한 게임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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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온 정식 출시 관련 이미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