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韓 원전 사우디 등 해외수출 청신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08 09:55

사우디, UAE 사례 보고 한국 원전 도입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자국 원전기업 살리기'에 한국 사우디 원전 수주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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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바라카 원전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미국의 원자력 업계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펴왔던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핵무기 개발을 위해 미국의 참여를 원하면서도 발전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원자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우디가 발주한 12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1.4기가와트(GW)급 원전 2기 건설 사업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국이 경쟁 중이다. 당초 사우디 왕립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은 지난해 3월까지 원전사업 수주 본계약을 위한 2차 예비사업자(숏리스트) 2~3곳 추리기로 했지만 1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도 현지로부터 아무 소식이 없는 상황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미국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정부가 전력 생산과 핵무기 개발을 모두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해 경쟁국인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사우디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가 핵보유국인 시아파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자국 원자력 산업을 살리기 위해 핵무기 기술을 포함해서라도 사우디 원전 수출을 희망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등의 기술을 사우디에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사우디 측은 미국의 참여를 원하면서도 내심 원자력발전은 이웃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APR1400’ 도입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해 초 "한국은 현지 인력 채용, 현지 기업과 협력 등 국산화 부분에서 사우디에 상당히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APR1400은 발전용량 1400MW급, 설계수명 60년, 내진설계 0.3g급(지진규모 7.0정도) 가압경수로형 원전으로 국내에는 신고리 3~6호기와 신한울 1~4호기 등 총 8기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한국 원전의 최초 해외수출 모델로서 아랍에미리트(UAE)에 4기를 완공, 가동에 들어갔다.

한편 우리 정부는 미국과 컨소시엄 형태로 공동진출을 고려하고 있었다. 산업부는 지난해 "미국과 컨소시엄 구축에 대해 물밑에서 협의를 하고 있다. 원론적으로 같이 진출하면 좋지 않겠냐는 의사확인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다만 그동안 원전 육성을 강력하게 추진해왔던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나게 됨에 따라 해당 사업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자국 원자로인 ‘AP1000’을 팔고 싶어하지만 사우디 측은 내심 우리나라가 이웃 국가인 UAE에 수출한 ‘APR1400’ 원자로 도입을 원한다. 무엇보다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자국에서도 원전 건설 기한을 맞추지 못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UAE에서 건설기한 내에 완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AP1000이 도입된다면 우리나라 업체는 원전을 짓는 건설회사와 AP1000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두산중공업 정도만 참여하게 된다"며 "그러나 APR1400의 경우 모든 기자재를 우리나라 업체가 공급할 수 있게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이 빠지게 된다면 사업자 선정 절차도 빨라질 수 있다"며 "이제 사우디 원전 수주는 온전히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 정부는 올해말에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전 측은 "예비사업자 발표 지연에 대해 사우디 측에서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일단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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