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 미국' 산유량 제한적...원유공급 내년에 더 위축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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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원유공급이 앞으로 계속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석유수출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가 내년 1월로 예고된 감산량 축소 계획을 미루는 방안에 힘이 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에서도 원유생산량이 계속 부진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주요외신에 따르면 OPEC+ 공동기술위원회(JTC)는 현행 수준의 감산을 3개월에서 6개월 가량 유지하는 방향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의견을 모았다.

앞서 OPEC+는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과 유가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하루 970만 배럴어치의 감산을 시행했고 그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770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감산량이 하루 580만 배럴이다.

나아가 러시아 타스통신은 17일(현지시간)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JMMC)가 발표한 문서를 인용해 "OPEC+의 감산조치가 3~6개월 연장되면 내년 원유시장의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JMMC는 감산조치의 변경에 따라 예상되는 네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이날 논의했는데 타스통신은 "현재 계획중인 내년 상반기까지 감산이 연장되면 원유시장에서 하루 140만 배럴(bpd) 어치 공급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감산량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시키는 내용인데 이럴 경우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해지는 규모는 90만 bpd에 이르게 된다.

나머지 두 시나리오는 감산량을 당초 계획대로 축소시키는 전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원유재고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원유재고가 5년 평균치 대비 4억 7000만 배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190만 배럴의 공급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코로나19가 앞으로 심해지지 않으면 원유재고가 5년 평균치 대비 1억 2500만 배럴 웃돌게 된다.

타스통신은 이어 "감산합의는 원유 재고를 5년 평균 수준으로 끌어내리는데 초점을 뒀다"고 밝혔는데 이를 고려했을 때 OPEC+의 감산연장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안다(OANDA)의 크레이그 엘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OPEC+가 증산 계획을 미룰 것이라는 계획이 널리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대 세계 산유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도 산유량이 앞으로 늘지 못할 것이란 전망 또한 글로벌 원유공급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17일(현지시간) 발행한 보고서에서 "2021년 말까지 미국의 원유생산은 현재 수준인 1100만 bpd에 근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년에도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해 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EIA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원유수요가 9880만 배럴에 이르고 내년 상반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평균가격은 배럴당 43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맷 갤러거 미 파슬리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내 생전에 미국 에너지기업들이 하루 1300만배럴씩 생산하는 날은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월 1310만 bpd의 산유량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대유행과 사우디-러시아 간 가격전쟁으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생산량 역시 고꾸라졌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원유생산량이 2018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인 1000만 bpd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었다.

이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안팎에서 안정되면서 지난 7월까지 미 원유생산량이 일부 회복됐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7월 1100만 bpd, 8월 1060만 bpd를 기록했는데, 8월의 경우 허리케인으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번달의 경우 미국의 산유량이 1120만 배럴 bpd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국제유가는 17일(현지시간)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2%(0.09달러) 오른 41.4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0.16%(0.07달러) 하락한 43.75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94.5%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희소식으로 중장기 원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이틀째 호재로 작용됐다. 다만 겨울철을 앞두고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데 따른 단기 수요 부진 염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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