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태양광 설비 원산지 논란 가열 "수입 셀 조합 모듈도 국내산" vs "단순조립은 무늬만 국내산"

전지성 2020-11-19 15: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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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발전 설비 제조 공정.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국내 태양광 발전 설비 중 국산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국산 비율이 80% 가량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핵심 원료를 수입해 단순 조립만 하는 수준이어서 정부가 발표한 국산 비율이 과장됐다고 비판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태양광 모듈(Module) 국산 점유율이 78.4%라고 밝힌 바 있다. 야당은 이 수치를 두고 국산 점유율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태양광 모듈은 원료인 셀(Cell)을 조합해 만든 것인데 이 셀이 대부분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괄 발전설비는 원료인 셀을 조합한 모듈, 모듈을 여러 개 합친 어레이(Array), 어레이가 합쳐져 태양광 발전소가 된다. 셀은 전기에너지를 충전, 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기본단위다. 모듈은 셀을 외부충격과 열, 진동 등에서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개수로 묶어 프레임에 넣은 조립체다.

<태양광 설비 원산지 논란 쟁점>
정부의원실
2019년 태양광 모듈 국산 비중 78.4%원료인 셀 수입 비중 90% 넘어, 무늬만 국내산
모듈 제조지 기준으로 원산지 표시, 
    국내 법 상 위반 아나냐
대외무역관리규정, 국내 투입 원가 비율 85% 
    이상 돼야 국내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19일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 셀 수입금액은 3억 8658만 달러로 확인됐다. 이 물량을 태양전지를 모듈로 조립할 경우 산술적으로 3.3기가와트(GW)의 모듈을 만들 수 있다. 신재생 보급 통계를 보면 지난해 국내 보급된 태양광 모듈은 3.6GW 수준이다. 이같은 지난해 태양광 셀 수입액과 국내 보급 모듈량을 고려할 경우 수입된 셀로 만든 모듈이 국내 설치 모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도 산업부가 국산 점유율을 78.4%로 발표한 것은 셀은 수입했지만 모듈을 국내에서 조립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무늬만 국내산’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대외무역법 관리규정에 따르면 HS코드 4자리가 동일할 경우 국산 원가 비율이 51% 이상이어야 국산으로 인정하고 있다. 코드 6자리가 동일할 경우에는 85% 이상 돼야 한다. 태양광셀과 모듈은 6자리가 동일하니 태양광 모듈이 국내산이 되려면 국산 원가 비율이 85% 이상 돼야 한다는 것이다. HS코드는 국제통일 상품분류체계에 따라 대외 무역거래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품목 분류 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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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무역법 관리규정에 따른 태양광 셀과 패널의 HS코드. [자료=한무경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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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수입 후 국내에서 완제품 가공 시 국산 인정 기준.


통상적으로 태양광 모듈의 원가는 셀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즉 셀을 수입할 경우 셀 제조국이 모듈의 원산지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산업부는 셀 원산지가 아닌 제조국 기준으로 국산 점유율을 산정한 셈이다. 원산지 표시의무가 없는 부분을 이용한 것이다. 원산지를 표시할 경우에는 셀의 원산지가 모듈의 원산지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이 한무경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도 ‘태양광 모듈의 제조 공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제조 국가를 구분하고 있음’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국산에 해당하지 않는 모듈도 모두 국산으로 발표됐다.

산업부는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이 국감에서 이같은 사안을 지적하자 해당 사안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제도개선 의사를 밝혔다. 현재 에너지공단에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열린 ‘태양광 셀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간담회’에서 에너지공단을 비롯한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은 셀을 수입해 조립한 뒤 ‘국내산 모듈’로 판매한다. ‘무늬만 국내산’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국내법상 원산지 표시 위반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무경 의원실 측은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부분을 지적했음에도 셀을 수입해 국내에서 단순 조립한 모듈을 국내산으로 둔갑해 공급하고, 국산제품 점유율 통계에 포함해 발표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눈 가리고 아웅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국산 제품 확대 방안을 강구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에너지공단은 태양광 모듈 전수조사와 함께 국산화 통계 기준 재정립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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