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눈총에도…은행들 12월까지 영업점 축소 속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19 17:20

국민銀 22곳, 우리銀 19곳, 하나銀 6곳 등 통폐합
4대 은행 1년 동안 영업점 139개 감소
금융당국 이르면 연내 가이드라인 마련
빨리지는 언택트 시대에 은행들은 '한숨'

국민 우리 하나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시중은행들이 연말에도 영업점 통·폐합에 속도를 낸다. 금융당국이 은행들 영업점 축소를 두고 속도조절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비대면 가속화 등으로 효율적인 영업점 운영을 위해 영업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다음달 21일 전국 총 22개 지점을 통폐합한다. 영업점 14곳과 8개점(옛 출장소)이 대상이다.

서울에서는 성동구 행당동지점이 폐쇄되고 인근의 왕십리지점으로 통합된다. 인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지점은 인천남동지점과, 미추홀구 학익동지점은 인하대역지점과 각각 합쳐진다.

특히 인근의 종합금융센터로 통합되는 곳도 있다. 종합금융센터는 지역의 거점점포 역할을 하면서, 증권 기능까지 갖춰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부산에서는 사상구 사상역점이 사상종합금융센터로, 부산진구 부전역점은 부전동종합금융센터로 흡수된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경제밸리(점)은 판교종합금융센터로 이동하며, 경남 양산시 물금신도시점도 남양산종합금융센터와 합친다.

이밖에 경기도 각 시와 충북, 전북, 경북, 경남 등 전국 영업점 통폐합 작업이 이뤄진다. 폐쇄되는 영업점은 다음달 18일 영업이 종료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일부 영업점을 통합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또한 같은 날 전국 19개 영업점을 정리한다. 서울에서만 영업점 8곳이 문을 닫고 인근 지점과 합쳐진다. 금천구 가산디지털중앙지점은 가산디지털지점으로 통합되며, 송파구 방이역지점은 올림픽지점과, 영등포구 영등포유통상가지점은 당산동지점과 각각 합쳐진다. 이외 인천, 경기, 경북, 부산, 대구 등에서도 영업점 통폐합이 이뤄진다.

하나은행도 같은 날 지점과 출장소 등 총 6곳의 영업점 문을 닫는다. 서울 대림동지점, 길음뉴타운지점, 장위동지점 등이 인근 영업점과 합친다. 하나은행은 이달에도 12곳의 영업점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

은행들은 상시적으로 영업점 통폐합을 하고 있는데, 특히 1년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연말에 통폐합 규모가 늘어난다. 영업점을 신설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지만, 통폐합 대상의 영업점 수가 더 많아 사실상 문을 닫는 영업점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올해 9월 말 기준 영업점 수는 총 3433개로, 1년 전에 비해 139개가 줄었다. 하나은행(674개)이 가장 많은 70개가 줄었고, 국민은행(1003개) 44개, 우리은행(860개) 14개, 신한은행(896개) 11개 순으로 감소했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지점 통폐합 작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고령층 등 대면 영업점에 의존하는 사람들의 금융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 8월 점포 폐쇄 사전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의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고, 현재는 은행의 점포 폐쇄 가이드라인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연말에는 개선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서 영업점 통폐합에 서두는 분위기다. 디지털 전환(DT)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며 언택트 시대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는 만큼 영업점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면 영업점을 찾는 고객 수는 감소하는 반면 비대면 거래는 늘어나고 있어 비용 감축을 위해 영업점 정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토로한다.

은행 한 관계자는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고 있는데, 인접해 있는 영업점을 동시에 운영하는 건 은행으로써는 부담이 크다"며 "강제로 영업점 폐쇄를 막기 보다는, 고령층 등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금융변화에 맞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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