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썩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선점경쟁 ‘후끈’

김민준 2020-11-22 22:00:27

SK, 계열사 활용 적극적…SKC의 PLA 대표적
LG화학, 바이오 100%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
롯데케미칼, 한화, 삼양그룹 등도 연구 활발
CJ제일제당, 100% 해양생분해 소재 생산 나서



용기

▲최근 플라스틱이 지구 온난화는 물론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되면서 석유화학업계가 잘 녹는 플라스틱인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열이나 압력을 가해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가공하기 쉬운 플라스틱은 다양한 식품 용기는 물론 일회용 컵, 포장재, 그릇 등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들었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은 지구 온난화를 비롯해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는 올들어 9월까지 국내에서만 848톤이 발생해 전년대비 15.6% 증가했다. 이에 석유화학업계는 환경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잘 녹는 플라스틱인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유래와 생분해성에 따라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s)과 바이오매스 기반 플라스틱(bio based plastics)으로 구분된다. 이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사용 후 폐기했을 때 일정한 조건에서 미생물 등의 작용으로 6개월~1년 사이 물과 이산화탄소 등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일반 플라스틱이 썩기까지 500년 이상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해 친환경적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많은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각광 받으며 관련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은 2017년 기준 17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되며 2017년 이후 연평균 19.2% 성장했다. 2022년 409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새로운 소재의 등장과 각국의 사용 촉진제도 도입 효과를 고려하면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코젠3

▲SK케미칼의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만든 용기.

◇ 기업간 경쟁 치열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신소재 개발뿐만 아니라 EMC홀딩스 인수를 통해 폐기물 처리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KC는 2009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PLA 필름을 상용화한 이후 친환경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PLA 등 생분해 소재를 더해 만든 포장재(아이스팩 포장재, 의류용 포장 비닐)를 신세계TV쇼핑에 공급하고 있다. SKC의 생분해 PLA 필름은 기존 종이 재질보다 물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면서도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 또한 투명성과 강도가 뛰어나고 인쇄하기도 좋아 활용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과자나 빵 등 신선식품의 포장재 외에도 종이쇼핑백·종이상자·음료병 라벨·코팅지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고투명 소재인 코폴리에스터와 리사이클 페트(PCR-PET)를 혼합해 화장품 용기용 소재인 에코트리아(ECOTRIA)를 출시하며 자원 순환을 위한 신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 구현이 가능한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이 개발한 신소재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 및 폐글리세롤을 활용한 바이오 함량 100%의 생분해성 소재로, 단일 소재로는 PP(폴리프로필렌) 등의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과 투명성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생분해성 소재의 경우 물성 및 유연성 강화를 위해 다른 플라스틱 소재나 첨가제를 섞어야 해 공급 업체별로 물성과 가격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지만, LG화학이 개발한 생분해성 신소재는 단일 소재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용도별 물성을 갖출 수 있다. 특히 핵심 요소인 유연성은 기존 생분해성 제품 대비 최대 20배 이상 개선되면서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어 생분해성 소재가 주로 쓰이는 친환경 포장재 업계에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사진④] LG화학 생분해성 신소재 및 시제품 사진

▲LG화학이 만든 생분해성 신소재.

롯데케미칼 역시 최근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획득한 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 소재 개발에 성공하고 현재 화장품 용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화장품과 식품 용기에 적용할 수 있는 이 소재는 국내외 화장품 업계의 친환경 포장재 사용확대 정책과 맞물려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부터 생산 중인 바이오 페트(PET,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바이오 페트는 기존 석유계 페트 공정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약 20% 줄여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100%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하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바이오 PET 내수 판매량은 1487톤을 기록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열분해한 뒤 석유 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한 R&D를 진행 중이다. 기존 플라스틱 생산 방식을 바꾸고 미생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점차 줄여 나갈 방침이다.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사업에 본격 진출한 삼양그룹은 2014년 상용화에 성공한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물질인 이소소르비드(isosorbide)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소소르비드는 식물 자원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적으로 가공해 만드는 바이오 소재로, 플라스틱·도료·접착제 등의 다양한 용도에 기존 화학 물질을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은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하는 친환경 ‘화이트 바이오(White Bio)’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내년 중 인도네시아 파수루안 공장에 100% 해양 생분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인 PHA(Poly hydroxyl alkanoate) 생산 라인을 신설하고 연간 5000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PHA는 토양과 해양 등 모든 환경에서 분해되는 특성이 있으며 100%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생산기술은 CJ제일제당을 포함해 세계 극소수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도 다양한 생분해성 신소재 플라스틱 개발과 양산이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간 경쟁도 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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