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약달러·저금리가 쓰는 코스피 신기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2.01 08:05

에너지경제 송재석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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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무엇일까. 주변 지인들은 "그때 살걸"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때, 살걸 이라는 네 글자에는 많은 뜻이 숨어있다. 우선 그때는 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위기로 올해 3월 코스피가 1439.43까지 추락했던 때를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가 수십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 전을 뜻할 것이다. 그때와 살걸 사이에는 주식, 아파트 등의 목적어가 함축돼 있다.

반면 그때 주식, 혹은 아파트를 사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들도 있다. 코스피가 8개월만에 2600선을 돌파하며 지수 역사상 최고점을 경신할 것이라고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애널리스트조차 "언제까지 떨어질 것이냐" 라는 질문에 난색을 표하던 그 시기, 언제가 됐던 코스피는 오를 것이라고 보고 과감하게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이달 현재 대체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는 코스피를 두고도 시장에서는 다양한 견해가 나온다.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지금이 고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 3차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코스피만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두고 부담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본능일지 모른다. 우리는 항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불안감에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가 추가로 상승할지, 하락할지를 단언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상당히 난색을 표한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보면 현재의 랠리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금리와 달러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초 코로나발 위기가 터졌을 때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은 기준금리를 최저수준까지 낮추면서 유동성을 확대하는데 주력했다. 결국 코로나 여파로 경제지표는 여전히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증시는 경기지표와 상관없이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세를 탄 것이다.

이는 바꿔 말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금리 인상의 시그널이 있기 전까지 코스피의 고점을 논하기는 다소 이르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속속 발표하고 있지만,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폭증한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진 어느 국가도 자신감을 가지고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실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거시경제 여건을 보면 회복세가 어떻게 될 지 불확실하다"며 "현재로서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코스피 상승장에 무게를 두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수급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 출범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4년간 약 2조 달러(2200조원) 상당을 각 산업군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통해 달러 약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1100원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내년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10%가량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외국인의 비달러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은 더욱 커지며 이는 필연적으로 국내 주식 매수세로 이어진다. 내년에도 추가적인 달러 약세(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조 바이든 당선인이 초대 재무장관에 대표 비둘기파인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내정한것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물론 코로나 재확산에도 코스피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코스피는 언제, 어떤 이유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 전문가들도 모든 자산의 100%를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고하지 않는다. 전체 자산 내 주식의 비중을 얼만큼 가져갈지는 투자자의 판단에 달렸다. 증시가 활황이어도 돈을 버는 투자자와 돈을 잃는 투자자는 분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적어도 강세장에서 모든 투자자들이 후회하지 않고 주식 투자로 인해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건 다들 같은 마음 아닐까.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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