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13조 실탄’ 코스닥에도 쏜다..."바이오·IT 추매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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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수세를 올리면서 코스피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도 900선 고지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 여력이 13조원 이상 남아있는 만큼 코스닥도 바이오, 정보기술(IT) 종목을 중심으로 900선을 넘어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06%(0.55포인트) 상승한 886.1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최근 한달새 10.3% 오르면서 900선 돌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만약 코스닥 지수가 900선이 넘어선다면 지난 2018년 4월 17일(901.22)이후 처음이다.

올해 코스닥은 지난 9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905포인트를 넘어섰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종가 기준 900선을 넘어서진 못했다. 올해 종가 기준 최고점은 9월 15일 기록한 899.46이다.

코스닥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가진 개인투자자가 바이오, IT 종목으로 몰리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선거와, 대주주 양도세 등 각종 변수를 만나면서 불안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미국 대선이 끝난 후 코스피가 급등세를 보이자 코스닥도 이를 추격하며 바짝 따라붙고 있는 중이다.

최근 코스닥지수가 강세를 보인 것은 9월(-3136억원)과 10월(-972억원) 두 달 연속 코스닥을 팔아치웠던 외국인의 귀환이 한몫을 톡톡히 했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1월 한 달 간 총 1조1128억원을 사들였다. 여기에 개인도 코스닥을 대거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개인은 이날만 약 2100억원 어치 주식을 사모으기도 했다.

돌아온 외국인이 주로 담은 종목들은 단연 바이오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한 종목은 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업체 휴젤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씨젠,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메드팩토 등도 뒤를 이어 코스닥 외국인 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가 바이오 종목이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3분기 깜짝 실적을 냈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등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 한 종목이다.

이밖에 외국인의 순매수 10위 종목 가운데 JYP Ent., 카카오게임즈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종과 엘앤에프, 고영 등 IT, 2차전지 등에 해당하는 종목들도 속속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이 코로나19 이후 순매도했던 금액만큼 다시 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7조3669억원인데, 이만큼 다시 되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동행했다. 외국인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 이후인 2016년 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22조85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때가 외국인의 매수세가 가장 강했던 시기다"라며 "미국 대선 이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7조원 규모를 사들인 만큼 13조원 추가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국인의 매수세는 경기가 완전한 회복 국면에 들어서는 내년 3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와 IT부품이 주로 포진돼 있는 코스닥에 외국인 자금이 흘러들어와 900선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비중이 큰 코스닥에서 코로나 백신의 출현으로 관련주들의 상승하면서 반도체, 2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집중돼 코스닥도 강세를 보일 것이다"라며 "2018년 초(코스닥 고점 930선) 대비로 아직 고점을 뚫지 못한 코스닥의 상승 여력은 대략 15%로 여유가 있어 코스피보단 늦지만, 내년 900선을 넘어 1000포인트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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