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나노 두께 2차원 유무기 자성체 합성 성공 ‘세계 최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2.08 09:31

-나노분야 세계적 학술지 ‘스몰(Small)’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
-스핀트로닉스 분야 꿈의 소재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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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만든 2차원 자성체 구조도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자성을 띄는 새로운 종류의 2차원 물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2차원 물질은 단원자 두께를 갖는 물질로, 흑연으로부터 원자 한 층을 박리한 그래핀이 대표적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유무기 할로겐 페로브스카이트로부터 수 원자층 두께의 2차원 자성체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얇고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하는 그래핀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것처럼 자성(magnetism)을 지닌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체 역시 다양한 부분에서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스몰(Small, 영향력 지수 11.459)」의 온라인판에 공개됐고,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연구원 김기연 박사를 중심으로 오인환 박사, 박가람 박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유천열 교수, 김준서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다.

연구원은 자성을 띄는 전이금속이 포함된 무기물 층과 페닐에틸암모늄 유기물 층이 겹겹이 쌓인 2차원 유무기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체(화학식 A2BX4, A:유기물 양이온, B:전이금속 양이온, X: 할로겐 음이온)를 만들었다. 이 결정체를 특수하게 조합한 유기 용매에 녹여 결정체의 결합을 끊어낸 후, 실리콘 기판에 떨어뜨리고 고속으로 회전시켜 스스로 구조를 형성하는 자기 조립(self-assembly) 방식으로 원자 7~10겹의 초박막을 만들어냈다. 이 방법은 자성을 갖고 있는 10~20나노미터 두께의 초박막을 비교적 균일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까지 ‘랭뮤어-블라젯 기법※’을 이용하여 자성박막을 만드는 시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러한 기법은 수용액을 이용해 나노미터 두께의 2차원 유무기 할로겐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체를 만들 수는 있지만, 자성을 유지하는 2차원 결정체를 합성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김기연 박사는 기존 기술이 수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물질의 자성을 없애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품었다. 이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초박막 자성체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었다.

랭뮤어-블라젯 기법은 미국의 화학자인 어빙 랭뮤어와 캐서린 블라젯이 개발한 기법으로, 용액 위에 떠 있는 나노입자를 표면압력을 조절해 원하는 배열로 단층 제작하는 기법이다.

2차원 자성체는 첨단 신소재로 스핀트로닉스※ 분야와 같이 자성을 사용하는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기연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시작으로 원자 한 개 층의 자성체를 만드는데 도전할 것"이라며, "고효율, 고집적, 초경량 스핀트로닉스 분야에 사용할 새로운 물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심도있는 후속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는 전자의 스핀(spin)과 전자공학(electronics)의 합성어로, 전자의 전하가 아닌 스핀을 활용, 제어하는 과학기술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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