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국회 상임위원장에게 듣는다…윤호중 법제사법위원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04 13:17   수정 2021.01.05 10:26:34
[국회 상임위원장에게 듣는다]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검찰·사업개혁 완수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만드는 데 힘쓸 것…코로나 극복·국민안전 위한 입법에 우선순위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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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검찰 및 사법개혁을 잘 마무리해 공평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힘을 쓰겠습니다."

제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윤호중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구리)은 신축년 새해 키워드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꼽았다.동주공제는 한배를 타고 천(川)을 건넌다는 뜻으로, 이해(利害)와 환란(患亂)을 함께했다는 뜻으로 여·야가 코로나19를 헤쳐나가기 위해 정쟁이 아닌 힘을 합쳐 국민을 위한 국회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윤 위원장은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더불어 새해에는 아동학대방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입법의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호중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새해를 맞아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포부는.

▲ 에너지경제신문 애독자 여러분 2021년 한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올해 신축년은 신성한 기운을 가진 하얀 소의 해라고 합니다. 이 기운이 많은 분께 전해져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새해가 되길 희망합니다. 지난 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전 국민이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보다 ‘우리’를 위해 잠시 멈춤을 선택해주신 모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의 ‘K-방역’은 전 세계의 모범이 됐고 많은 국가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은 확진 상황을 그 어느 국가보다 투명하게 공개했고 신속한 방역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우리가 남다른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시스템 구축과 의료진의 노고 앞선 IT환경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협조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새해도 기적이 이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신속한 입법과 함께 민생경제를 지원하는 방안도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위기상황 속에서 법사위가 코로나19 확산방지와 민생에 관련된 입법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새해 키워드를 꼽는다면.

▲ 여야 상관없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새해 법사위의 화두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동주공제는 ‘같은 배를 타고 강을 함께 건넌다’는 의미인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국의 오나라와 월나라 사람들이 배를 타고 가다가도 풍랑을 만나면 서로 손을 잡고 위기를 헤쳐 나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19라는 풍랑을 맞아 위기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함께 손을 잡고 위기에 대응해야 합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시민들과 각계각층의 협력이 모여 국난 극복에 큰 힘이 됐습니다. 국민들의 이러한 모습을 국회가 배워야 합니다. 협력보다 정쟁을 택하는 모습은 국회의 고질병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국회도 새해에는 달라져야 합니다. 위기 앞에서 든든하게 협력하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 법제사법위원회의 주요 현안은.

▲ 지난해 공수처법, 경찰법, 국정원법까지 이른바 권력기관 개혁 3법이 통과되면서 비대한 국가권력이 분산되고 민주적 견제가 가능해졌습니다. 먼저 공수처의 신속한 출범을 위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과 의사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이 국내정치에 개입할 수 없도록 국정원의 업무 범위를 국가보안법 위반범죄, 대테러 등에 대한 정보수집으로 제한했습니다. 아울러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경찰조직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하도록 했습니다.

반면 검찰개혁은 미완입니다. 지난해 검찰의 법관 사찰 의혹, 검찰총장 측근에 대한 봐주기 수사, 검찰 술접대 사건까지 다양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처분이라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문제들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정치검사를 조직적으로 양성하는 시스템, 그리고 이들에 의한 비인권적 수사문화, 제 식구 봐주기 문화가 있습니다. 인권과 정의를 수호하도록 검찰에 쥐여준 ‘공권력’이라는 칼을 자신들의 명예와 탐욕을 지키기 위해 휘두르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검찰이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검찰개혁방안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사법부의 개혁에도 힘쓰겠습니다. 사법농단, 솜방망이 처벌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높습니다. 약자를 보호하고 범죄 앞에선 단호한 사법부가 돼야 합니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동시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입법 과제는.

▲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한 삶’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입니다. 새해에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입법을 가장 우선시에 두겠습니다.

하루평균 6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사망하는 현실입니다. 산업재해의 반복을 끊기 위한 합리적 해법이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염원하고 계신 만큼 신속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힘쓰겠습니다. 이에 더해 범죄 피해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들겠습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해 명확한 처벌법을 마련하고, 방어나 저항을 할 수 조차 없이 학대에 노출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아동학대방지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안전과 더불어 이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연대와 협력입니다. 제가 대표 발의한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통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등 사회적약자를 지원하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형사사법절차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그간 서면으로 해야 했던 형사 고소·고발 및 수사, 재판 등의 절차를 전자문서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안이 최근 입법 예고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관련 입법의 신속한 논의를 진행하겠습니다.

―21대 첫 국회에서의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 지난해 12월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된 공수처법 개정안을 법사위의 가장 큰 성과로 뽑고 싶습니다. 공수처에 관한 논의는 24년 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진보정권, 보수 정권 할 것 없이 고위공직자의 비리가 터질 때면 늘 공수처를 해답으로 제시하곤 했습니다. 공수처는 노무현 정부의 핵심공약이기도 했고 오랜 시간 동안 추진된 검찰개혁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이 열망하는 공수처 출범으로 대한민국은 정의로운 사회로 한발 더 다가섰습니다.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세입자는 임대료 상승과 짧은 계약기간으로 인한 주거불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임대차보호법 개정 덕분에 세입자도 계약기간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과도한 임대료 상승 부담없이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임대차계약제도에 큰 변화가 있는 만큼, 현장에서 여러 어려움이 생기는 현상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또한 공정경제를 위한 상법도 개정됐습니다.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투명성과 공정성이야말로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맞게 투명성과 공정성을 가지고 경영하는 최소한의 제도를 마련한 것입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 법사위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지난해 법사위를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동안 관례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법무·사법 조직의 폐해를 바로잡고 생산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특히 저는 법사위원장으로서 21대 첫 번째 국정감사를 진행하며 ‘품위 있는 국정감사’, ‘국민께 도움되는 정책감사’, ‘수준 높은 개혁 국감’을 당부했습니다. 판사 전·후관예우, 성 범죄자 출소대책, 검경수사권조정 후속 조치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습니다. 저 역시 정책감사에 힘을 보태고자 전파 진흥원의 옵티머스관련 수사 의뢰를 부실처리한 검찰의 행태를 지적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새로이 시작하는 올해에는 정쟁보다 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과 대안으로 채워지는 법사위를 만들어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법사위원 한 분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 과제이면서 회의를 운영·총괄하는 저의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 여러분께 도움과 희망이 되는 법사위가 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지난해 법사위 활동결과를 평가한다면.

▲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지난해 코로나 19 확산방지를 위한 감염병예방법 개정안, 재난위기 상황에 피해를 본 영세자영업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는 부가가치세법 개정안, 성 범죄자의 세부주소를 공개하도록 하는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 등과 같이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민생법안을 여야가 한 뜻을 모아 추진했습니다. 저는 지난해 6월 법사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법사위의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혁신하겠다고 약속 드렸습니다. 지난해 총 25번의 법사위 전체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이 약속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 간 법사위는 법률의 체계·자구를 심사한다는 핑계로 법안의 본질을 바꾸거나, 법안 통과 자체를 저지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소관위원회의 결정을 다른 위원회가 존중하는 ‘소관주의 (jurisdictionalism)’는 의회 규범의 기본임에도 법사위는 이 규범을 무시한 채 월권을 행사해왔습니다. 국회법의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국회사무처 역시 법률의 체계 및 형식과 자구의 심사를 하는 것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권한이며 법안의 정책적 내용까지 심의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국회법을 어겨가며 근거 없는 문지기의 역할을 허용하고 있던 것입니다. 이런 악습을 타파하고 지난해 21대 국회에서는 타 상임위의 심사 결과를 최대한 존중하며 체계·자구를 검토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지 않는 법사위’, ‘일하는 국회’를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보여드린 한해였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새해는 더욱 부지런하고 국민 여러분의 삶에 도움이 되는 법제사법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담=전지성 정치팀장 정리=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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