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2·4대책 '플랜B'도 마련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2.07 13:41   수정 2021.03.03 10:56:54

에너지경제 송경남 건설부동산부장/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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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등판한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역대급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내놓았다. 변 장관은 4일 서울 32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61만6000가구, 지방에 22만가구 등 총 83만6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시장의 대책을 뛰어넘는 특단의 대책을 만들겠다"면서 "공급이 부족하다는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라고 했는데, 변 장관이 이를 구체적인 숫자로 명확히 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변 장관이 주택공급 확대라는 과제를 안고 장관으로 임명됐기에 이번 대책에 많은 물량이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80만가구가 넘는 ‘물량 폭탄’이 나오자 놀라는 분위기다. 변 장관의 계획에 이미 나온 3기 신도시 물량까지 합치면 노태우 정부의 200만가구를 뛰어넘는 역대급 물량 공세이기 때문이다. 서울 32만가구 역시 강남3구 아파트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더 놀라운 것은 변 장관이 이번 대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입주 시기와 관련 신도시처럼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자신했다는 점이다. 그는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한 날 저녁 한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 "아주 작으면 1년 내에도 가능하고 유형에 따라 3~4년 걸리는 주택도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변 장관의 말처럼 늦어도 3~4년 안에 많은 물량의 새 집에 입주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공급대책은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번 대책을 통해 마련되는 주택의 70~80%를 임대주택이 아닌 분양주택으로 값싸게 공급한다니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공급된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계획대로라면 3040 무주택자들은 조만간 지긋지긋한 ‘패닉바잉’과 ‘영끌’의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정부의 청사진이 계획에 그치고 실현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 발표만 믿고 3~5년을 기다렸는데 새 집은 나오지 않고, 그 사이 집값마저 계속 오른다면 무주택자들은 ‘정부 말을 믿은 내가 바보지’라며 실망과 분노를 느낄 것이다.

정부의 공급 확대 방안에는 어디에 얼마나 공급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내부적으로 어디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있겠지만 개발에 따른 변수가 많아서인지 발표 자료에는 들어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공급대책의 실현 가능성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예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은 땅과 주택 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희망할 때에만 그 절차가 시작된다. 용적률을 올려 수익성을 높여 주고 재건축 조합원 거주 의무와 초과이익부담금 부과도 면해 주겠다는 당근책을 내 놨지만 자신의 땅과 집을 내놓지 않는다면 주택 공급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번 공급대책이 차질을 빚게 될 경우를 대비한 대안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허용이다. 서울시가 2012부터 2018년까지 취소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모두 393곳이다. 이들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아파트는 총 24만8889가구에 달한다. 이번 공급대책에 포함된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경우 민간 재개발·재건축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다주택자들의 양도소득세 한시적 인하다. 집을 여러 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경우 새로 주택을 짓지 않아도 시장에는 공급효과가 나타난다. 공평과세와 다주택자의 시세차익 환수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집값을 잡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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